(쇼핑에 빠진 대한민국)백화점 매출 급증…유커까지 ‘북새통’
국경절 겹친 중국 관광객 , 명동에 ‘북적’…남대문 등 전통시장은 찬바람만 ‘쌩쌩’
입력 : 2016-10-05 13:53:26 수정 : 2016-10-05 13:53:26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내수진작 차원에서 마련된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시작 다음 날인 지난 30일 직장동료들과 점심식사를 위해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 식당가를 찾은 30대 강모씨는 빽빽하게 차든 식당 매장을 보고 '이게 무슨 일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 음식점 앞에 늘어선 줄에 기다리고 서있던 강씨는 "사무실이 근처라 점심 먹으러 종종 오는데 평소에 비해 사람이 3배는 많은 것 같다. 자리가 안 나면 아예 명동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마침 빈자리가 나서 여기서 먹기로 했다"며 "세일 행사가 있다는 뉴스를 보긴 했는데 당분간 점심은 다른 데 가서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내수진작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행사 이후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쇼핑지로 유명한 명동은 평소보다 북적거렸다.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길을 안내하던 한 관광도우미는 "다음 주 중국 국경절 명절이 시작되면 여행객들이 많아져 평일에도 주말같이 더 붐비지 않을까 싶다"며 대규모 유커 관광객들의 명동행을 대비했다.
 
명동 길거리뿐만 아니었다. 개천절 연휴가 지난 지난 4일 소공동 롯데백화점을 다시 찾았다. 출입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남성잡화 매장으로 눈을 돌리자 바닥에 눕힌 캐리어에 그날 산 물건들을 꽉꽉 채워 담는 관광객의 모습이 보였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행사가 진행 중인 지난 4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이벤트홀에서 쇼핑객들이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코리아세일페스타 할인 제품이 모여있는 백화점 9층 이벤트홀에 올라가기 위해 탄 엘리베이터에서도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쇼핑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9층에 들어서자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동안 구매 영수증을 소지한 고객 중 한 명에게 분양가 7억원 상당의 롯데캐슬 아파트와 노후자금 연금 4억원을 얹어준다는 이벤트 내용이 담긴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매장에는 '100개 한정 초특가 줄서기', '노마진 상품' 같은 안내문구가 붙여진 각종 의류, 주방기구, 침구류 등도 즐비했다.
 
수입 그릇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는 40대 중반의 김원미씨는 "친구를 통해 세일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세일폭이 엄청 높지는 않았지만 평소 가격을 생각하면 한 3+1은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싸게 산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반면 행사 첫날인 29일 퇴근길에 백화점에 방문했다가 눈여겨봤던 냄비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이날 백화점을 다시 찾은 정모씨는 "다행히 원하던 걸 사긴 했는데 첫날에 100개 한정이라던 프라이팬이 오늘도 팔리고 있어서 선착순이라고 붙여놓고 재고처리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갸우뚱한 표정을 지었다.
 
폐점을 1시간 앞둔 탓인지 다소 한산했던 남성복 매장을 둘러보던 한 20대 쇼핑객은 "평소에 좋아하던 브랜드가 노세일 브랜드라서 이번에는 할까 싶었더니 역시나 여서 딱히 크게 세일한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행사가 진행 중인 지난 4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면세접 입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면세점이 들어서 있는 백화점 10층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팩트로 유명한 한 화장품 매장 입구는 제품이 담긴 박스들이 어른 키만큼 몇 줄이나 쌓여 있었고, 그 앞에는 구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손님 응대에 미처 박스를 정리할 틈도 없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시작된 지난 29일부터 2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코리아 그랜드 세일 첫 4일간의 매출 실적에 비해 12.8% 증가했으며 소공동 본점의 중국인 고객 매출도 38% 늘어나며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중국 국경절 연휴로 인한 매출 특수를 제대로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명동이라고 하더라도 전통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건물 전면을 통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행사를 알리는 백화점들과 달리 남대문 시장에는 행사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군데군데 붙어 있을 뿐 전통시장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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