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구글의 군더더기 뺀 ‘진짜 회의’
‘스프린트’ 제이크 냅 지음|박우정 옮김|김영사 펴냄
입력 : 2016-11-03 08:00:00 수정 : 2016-11-03 08: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일주일 만에 최상의 프로젝트 결과를 창조해 내며 주목 받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구글 수석디자이너인 제이크 냅이다. 2007년 구글에 입사해 고루하고 성과 없던 회의 방식에 의문을 품던 그는 보다 개인적인 아이디어 발현에 초점을 맞춘 ‘스프린트’ 워크숍을 개발해냈다.
 
‘스프린트(김영사)’는 이러한 워크숍 개념을 설명하고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집중 조명하는 책이다. 저자 제이크가 100여곳의 스타트업과 함께 스프린트를 진행하면서 익히고 다듬은 노하우를 세세하게 들려준다.
 
스프린트의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최고 경영자부터 엔지니어, 제품 관리자, 디자이너 등 7명이 한 방에 모여 5일간 하나의 프로젝트에만 집중한다. 월요일엔 함께 출시될 제품이나 서비스의 발생 가능한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화요일엔 각자가 솔루션을 독립적으로 스케치한다.
 
수요일엔 투표로 최종 솔루션을 결정하고 목요일엔 시제품을 제작한다. 마지막 날엔 고객 인터뷰로 피드백을 확인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어도 상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생산성 없는 일반적 회의보다 압축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면서 구체적인 결론까지 도출해 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책은 각각의 프로세스 과정을 기업들의 실제 사례들과 엮어 설명한다. 가령 발생 가능한 문제점들을 짚어볼 땐 로봇제조사 새비오크가 로봇 ‘릴레이’의 배달 서비스 흐름을 도식화하면서 직원들이 떠올린 생각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또 블루보틀커피 직원들이 실제 포스트잇에 그린 그림들을 소개하며 아이디어 솔루션을 스케치하는 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블루보틀커피의 스프린트에서 나온 스케치 중 하나를 살펴보자. 스케치 뒤에 숨은 아이디어는 바리스타가 고객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온라인 스토어를 구성한다는 것이었다.” (136쪽)
 
또 실패했던 기업들의 사례도 중간중간 배치해 스프린트 진행 시 경계해야 할 점들을 짚어준다. 최고 결정권자를 제외한 채로 스프린트 팀을 구성했다가 실패한 기업이나 스프린트 일정을 6주나 한 달 단위로 잡았다가 실패한 기업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스퀴드컴퍼니(가명)가 스프린트에 실패한 건 우리(구글벤처스) 잘못이었다. 우리는 샘(최고 결정권자)의 생각을 추측하려고 애썼고, 그 결과 실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결정권자가 스프린트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50쪽)
 
책 말미에는 화이트보드를 고르는 방법부터 체크리스트,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 등도 빼곡히 담겨있다. 핵심 문제에 집중하지 못해 솔루션을 찾지 못하는 창업가나 기업인들이라면 책 내용을 따라 한번 직접 실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책 '스프린트'. 사진/김영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권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