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업, 외형 대신 내실 키웠다
3분기 평균 영업이익률 5.8%…1년 새 61% 상승
매출액 증가율 ‘둔화’, 지방 침체와 더불어 각종 대책 발표 영향
입력 : 2016-12-21 15:32:01 수정 : 2016-12-21 15:32:0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해 국내 건설업의 매출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은 주택시장 호조로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이면서 건설사들의 재정상태가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여전히 다른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이어서 내년 미국금리 인상에 대비해 이를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3분기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3.6%였던 건설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올 3분기 말 5.8%6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5.7%로 변동이 없었다.
 
건설업 평균 세전 순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2.9%에서 올 3분기 6.0%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이 기간 전체 산업 평균과 제조업 평균은 각각 1.1%, 2.6% 하락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및 수도권과 부산, 대구, 세종 등 주요 도시에서 분양열기가 이어지면서 주택 부문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국내 건설 수주는 역대 최고 실적인 158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건설 수주액은 69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일부 건설사의 해외 사업장 손실이 계속됐지만 손실 마저 상쇄할 정도로 주택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 2014년 말부터 수주한 주택 물량이 입주에 들어가면서 현금흐름이 원활해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의 재정 안정성도 향상됐다. 최근 1년 사이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상승했지만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출금을 갚는 건설사들이 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낮아졌다.
 
3분기 말 기준 건설업 평균 부채비율은 154.1%1년 전과 비교해 26.8%(56.4%p) 감소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21.8%14.8%(3.8%p)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산업 부채비율은 10%, 차입금 의존도는 5.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감소율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재무 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비율은 전 산업 평균(52.14%)과 제조업 평균(59.34%)에 비해 낮고 부채비율 또한 전 산업 평균(91.80%)과 제조업 평균(68.53%)에 비해 크게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5일 미국 금리 인상 발표에 따라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높아지는 이자비용에 대비해 부채비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에 비해 매출액 증가율은 둔화됐다. 지난해 3분기 3.9%에서 올 3분기 -5.5%로 급락했다. 올 상반기까지는 조금이나마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3분기 들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공급 과잉 여파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시작된 가운데 지난 7월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을 시작으로 8월 주택공급 축소와 중도금 대출 규제를 담은 '8.25 가계부채 대책'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1년 사이 국내 건설업의 매출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분당선 성복역 인근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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