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사범·중소기업인 등 884명 가석방
국민통합 차원 2009년 이후 최대 규모…고위공직자 제외
입력 : 2017-01-25 12:00:00 수정 : 2017-01-25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서민 생계형 사범과 중소기업인 등 수형자 800여명이 설 명절을 앞두고 가석방된다. 법무부는 설 연휴 하루 전인 오는 26일 오전 10시 수형자 총 884명에 대한 가석방을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경제회복과 국민통합 차원에서 확대 시행하는 것으로, 지난 2009년 6월 896명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에 가석방되는 수형자 중 서민 생계형 사범은 94명으로 가장 많다. 일용노동자 A씨는 이혼 후 고향에서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고령의 어머니를 돌보다 무릎 관절 수술로 일을 못 하게 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불법으로 어패류를 채취한 죄로 징역 1년2월을 선고받아 수형 중이다. 
 
A씨는 수형 생활 중 지정된 작업장에서 성실하게 작업하면서 반성한 결과 전처와는 관계가 개선돼 여러 차례에 걸쳐 접견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으며, 출소 후에는 재결합해 정상적인 가정을 꾸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석방에 따라 A씨는 4개월 5일 조기 출소하게 된다.
 
법무부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매출 부진 등으로 빚을 갚지 못해 수용됐지만, 기업을 회생해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49명의 중소기업인도 가석방한다. 
 
남편과 공동으로 제조업을 하던 B씨는 공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지인에게 1억여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죄로 징역 1년6월을 수형 중이다. 공범인 남편은 불구속 재판 중 벌금형을 받아 3남매를 양육하면서 B씨와 지속적인 접견을 하는 등 출소 후 정상적인 부부생활과 사회복귀를 위한 의지를 보이며, 이번 가석방으로 B씨는 4년 14일 조기 출소할 예정이다. 
 
가석방 대상에는 영세상인 27명, 농어민 37명, 생계형 교통사범 43명, 북한이탈주민 2명, 부부수형자·양육유아자 5명, 장애인·고령·중증환자 등 불우수형자 45명 등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수형 생활 중 기능자격 취득,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 검정고시 합격, 학사학위 취득 등 사회복귀를 성실히 준비한 모범수형자 450명도 가석방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가석방에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을 위해 중소기업인과 영세상인을 다수 포함했다"며 "또한 조기 사회 복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농어민, 서민 생계형 사범, 환자나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 재범 우려가 없는 모범수형자 등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고위공직자, 대기업 임원 등 사회지도층을 포함한 사회물의사범이나 성폭력사범, 생명침해 등 강력사범, 조직폭력·마약사범 등은 전면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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