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버거 시장)②자존심 구긴 버거 '빅3'…변화 모색 (데스크출고)
맥도날드·롯데리아·KFC 실적 악화
메뉴 다변화·디지털 매장 등 승부수
입력 : 2017-02-02 08:00:00 수정 : 2017-02-02 08: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국내 버거 시장 '빅3'로 군림하며 패스트푸드 업계를 호령하던 업체들이 생존을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외식경기 불황 속에 쉐이크쉑과 같은 수제버거 열풍에 이어 맘스터치 등 저가를 내세운 프랜차이즈까지 경쟁 상대로 부상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KFC 등 대표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디지털 서비스 강화, 메뉴 다변화 등 다양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이익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2015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2014년 416억원에서 67%가 줄었다. 한국맥도날드 역시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0억원에 그쳤다. 전년 163억원 대비 무려 87%나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도 13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 후보들이 잇따라 인수를 포기하며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익이라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KFC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대비 84%가 감소했다. 
 
문제는 이들 패스트푸드 업계의 지난해 성적도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리고 소비자 발걸음을 돌리기 위한 마케팅과 할인 행사가 지난 1년 내내 지속됐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이들로선 실적 개선을 통한 자존심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업체들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첫번째 승부수는 메뉴의 다변화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7월 프리미엄 버거 AZ(아재 버거)를 선보였다. 주재료인 번과 패티의 차별화를 둔 제품으로 저온에서 12시간 발효한 통밀발효종 효모를 사용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생산된 호주 청정우로 패티를 만들어 정통버거로의 맛을 실현했다. 특히 AZ버거는 고객이 주문을 해야 제조를 시작하는 '100% 오더메이드' 시스템으로 적용해 정통 아메리카 버거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20가지가 넘는 신선한 프리미엄 식재료를 직접 골라 먹을 수 있는 '시그니처 버거'와 지난 10월 슈림프 버거 2종 슈슈버거와 슈비버거를 출시해 한달 만에 300만개 판매고를 돌파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정메뉴로 선보였던 슈비버거는 고객 호응에 힘입어 고정 메뉴로 출시됐다. 
 
프리미엄 신메뉴 출시와 함께 고객 중심의 매장 컨셉트 변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맥도날드의 승부수는 '미래형 매장'이다. 지난해 10월 상암DMC점을 시작으로 미래형 매장으로 교체작업을 점진적으로 추진 중이다. 디지털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직원이 직접 서빙까지 하는 신개념 매장이다. 패스트푸드의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 레스토랑을 겨냥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롯데리아도 일부 매장에 디지털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옴니채널'과 증강현실 등을 이용한 디지털 매장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흥미를 이끄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KFC는 실적 악화를 거듭하던 지난해 여름 최대 18%의 가격인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KFC는 사업권을 소유한 CVC캐피탈이 매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시장에서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현재의 성적표로는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낼 가능성은 만무하다. 이에 KFC는 지난해 가격 인하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소비자 발길을 돌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각에선 1년 내내 할인행사가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업계 안팎에선 이들 프랜차이즈들의 승부수가 수치상의 성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웰빙 트렌드에 부침을 겪던 버거 '빅3'가 쉐이크쉑이나 맘스터치 같은 뚜렷한 컨셉트를 내세운 후발주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며 "외식경기 침체까지 맞물려 올해 중대한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맥도날드 미래형 매장 상암DMC점에서 디지털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맥도날드)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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