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 지분 인수 추진"
2조~3조 규모 대형 M&A…취약점 낸드플래시 보강 의지
입력 : 2017-02-07 17:41:54 수정 : 2017-02-07 18:01:06
SK하이닉스 공장 입구. 사진/SK하이닉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SK하이닉스가 세계 2위 낸드플래시 기업 도시바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불거진 일본의 반한 감정, 정부 반독점 심사 등 난제를 뚫고 최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상대적으로 약했던 낸드플래시를 보완하면서 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까지 도약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7일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사업에 대한 지분 인수 제안서를 제출 마감일인 2월3일 제출했다”면서 “최종 입찰 참여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는 3월까지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사업 분사 후 신설회사의 지분 20%가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먼저 우선주를 매각한 다음 분할법인의 보통주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에서 7조원 정도의 손실을 입어 재무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알짜매물’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해당 지분 인수에 2조~3조원대를 쏟아 붓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를 꿰차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도시바, 웨스턴디지털에 이은 4위에 머물러 있다. 도시바 지분 인수를 통해 ‘퀀텀점프’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를 최대 치적으로 삼고 있어 그룹 차원의 힘도 실렸다.
 
난관도 많다. 이번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웨스턴디지털 등 5곳이 응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일본의 기술보호와 제휴관계 등을 고려하면 웨스턴디지털이 지분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SK하이닉스로서는 최근 한일관계가 악화된 데 따른 일본 국민들의 정서적 장벽도 부담이다. 일본 정부의 독점금지법 심사도 막판까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SK는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LG실트론에 이어 도시바 인수전까지 반도체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지속적인 M&A 투자로 소재부터 제품까지 반도체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뤄가는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53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5분기 만에 ‘1조클럽’에 복귀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4조3590억원으로 M&A에 나설 실탄도 충분하다. 시설투자를 포함해 올해 총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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