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걷는’ 반도체…영업이익률 50%시대 '키' 쥔 삼성·SK
수요 폭발적이지만 공급과잉 우려도…삼성전자 “수익성 우선 투자전략 고수”
입력 : 2017-07-27 16:45:23 수정 : 2017-07-27 16:45:23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유례없는 반도체의 ‘꽃길’이 펼쳐지고 있다. 제조사들이 과점시장을 본격적으로 향유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등은 수요 성장에 대응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수익성을 우선해 수급균형을 깨뜨리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사물인터넷을 중심으로 고사양·고품질의 디지털경제가 본격화되면서 미세공정 기술의 ‘초격차’ 우위를 선점한 반도체 코리아의 이익률도 수직상승세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률 기록을 다시 썼다. 삼성전자의 전체 사업 영업이익률은 23%. 반도체 사업은 무려 45.7%에 이른다. SK하이닉스도 46%를 기록했다. 제품 가격의 절반에 육박하는 이익률은 공급자 절대 우위 시장임을 나타낸다. 이익률이 너무 높아지자 당사자들은 고객사들의 눈치를 살펴야 할 정도다. 단순히 메모리 시황만으로는 이같은 마진율을 설명하기 힘들다. 메모리 시장이 치킨경쟁에서 벗어나 과점화된 이후에도 시황이 부진할 때가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사물인터넷 등 기대는 높았지만 PC 수요 감소 등 현실의 수요는 공급을 따라주질 못했다.
 
그러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빅데이터 호재가 가시화 되며 반도체 시장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IT업체들이 클라우드 사용을 확대하고 있고, 데이터센터에서는 질 높은 데이터 처리 능력이 요구된다.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CPU 사용처도 늘어나고 있다. 전방 IT·클라우드업체들이 ‘양보다 질’로 승부하며 가격이 비싸도 고사양 메모리를 사는 추세다. 특히 최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돼 제조사들의 이익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정부가 보호주의로 반도체에 제동을 걸면 타깃은 SSD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요가 넘치는 상황에서 반도체의 황금기가 오래갈지는 오로지 제조사에 달렸다.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메모리 메이커들의 전략에 따라서만 수급이 결정될 구조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 성장에 대응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분기엔 시설투자로 12조7000억원을 집행했다. 그 중 반도체가 7조5000억원이다. 4조5000억원을 투자한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지난해 대비 큰 폭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공급과잉 전환에 대한 우려도 흘러나온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투자 규모나 시점은 시황에 맞춰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장점유율 확대 같은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하며, 시황과 수급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쌍벽을 이루는 모바일도 본격적인 성장궤도로 복귀했다. 2분기 안전성 강화 측면에서 출시가 늦었지만 동일기간 비교 시 대부분 지역에서 갤럭시S8이 갤럭시S7 판매량을 상회하는 호조세가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성장시장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고, 선진시장에서도 양호하다”며 “전작 대비 최대 2배까지 매출이 증가한 지역도 있다”고 전했다.
 
이대로 갤럭시노트8 신제품이 판매호조를 보이면 하반기도 신기록 퍼레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낙관하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 2분기 소비자 가전이 부진했고 디스플레이도 3분기부터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해법은 프리미엄이다. 디스플레이 시황이 상승해 이익을 크게 내면 가전은 원가 압박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소게임에서 벗어나고자 프리미엄 가전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도 프레임리스, 커브드 등 차별화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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