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무리한 ‘호암 마케팅’ 논란
KBS '열린음악회' 이용 대대적 홍보전
입력 : 2010-03-30 16:23:59 수정 :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지난 27일 부산에서 열린 KBS 열린음악회가 이병철 고 삼성회장 탄생 100주년 홍보물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거센 가운데 협찬을 맡은 신세계(004170)의 무리한 홍보전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이 행사를 협찬한 신세계는 부산 센텀시티점 야외주차장을 촬영 장소로 제공하고 행사 티켓과 현수막, 팜플렛 등을 제작·배포했다.
 
신세계는 행사 티켓과 현수막, 팜플렛 등에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이란 문구를 삽입했고 공식 협찬처를 부산문화관광축제 조직위원회가 아닌 신세계로 표기했다.
 
또 팜플렛에 고 이병철 회장과 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사진을 함께 실기도 했다.
  
▲열린음악회 팜플렛에 실린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신세계는 행사가 열리는 센템시티 야외주차장 곳곳에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이란 플랜카드를 내걸고 공연이 진행된 특설무대 뒤 센텀시티 벽면에는 이 회장의 대형사진을 내거는 등 호암 탄생 100주년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신세계측의 단독 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제작사인 KBS측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KBS는 공영방송의 공익성 프로그램인 '열린음악회'가 특정 기업과 인물 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대해 "협찬사인 신세계가 독단적으로 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신세계도 "홍보상의 실수"라고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비판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진보신당은 30일 오는 4일 방송예정인 이 프로그램에 대해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KBS가 앞서 한전 원전수주기념 열린음악회를 연 것이 선례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세계가 창업주 홍보를 위해 방송 협찬에 나섰다는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이란 문구를 행사 홍보물에 넣은 것은 협찬과 관계없고 ‘호암서예전’ 등 고 이병철 회장의 창업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평소 진행해오던 프로모션의 일환”이라며 “파장이 이렇게 클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열린음악회 협찬은 센텀시티점 오픈 1주년 기념과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것"이라며 “신세계가 창업주를 홍보하기 위해 행사를 협찬했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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