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변화 보단 안정' CEO 대거 연임할 듯
카드수수료 인하 위기감에 신한·롯데·하나카드 기존 대표에 무게
입력 : 2018-12-16 11:00:00 수정 : 2018-12-16 11: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업계 수장들이 대거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로 방침으로 카드업계가 위기를 맞은 만큼, 새 인물보다는 카드업계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현직 CEO들이 조직 안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을 사실상 연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 내부에서 임 사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기 중에 선보인 '딥드림카드'를 비롯해 신한금융의 새 디지털 플랫폼인 '신한PayFAN'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임 사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역시 김창권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는 공개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새 수장을 선임하는 것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김 대표의 연임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지분 소유 금지조항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를 매각해야 한다.
 
같은 기간 3년 임기가 만료되는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역시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나카드의 실적 선방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3분기 2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8.4%(63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4%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이밖에 최근 카드사들은 수장들을 연임시켰다. KT계열사인 BC카드는 이문환 사장을 연임시켰다. 교체설이 있었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역시 지난달 말 삼성그룹 인사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또한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로 전환한 현대카드 역시 정태영 부회장을 연임시켰다. 특히, 정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 6명 중 4명이 자리를 옮기거나 고문으로 물러나는 '인사 태풍'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이처럼 카드업계 수장들이 잇따라 연임을 확정하고 있는데에는 최근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정책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가 카드수수료 인하로 경영악화 위기에 몰리면서 조직 안정화를 위해서는 새 수장 선임보다는 현 수장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장이 선임될 경우 내부 조직을 장악하고 업계 상황을 이해하는데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비상 경영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 수장의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카드사들이 기존 대표의 연임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카드사들의 내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로 위기를 맞은 카드업계가 기존 수장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왼쪽부터) 연임 가능성이 높은 임영진 신한카드, 김창권 롯데카드,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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