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번지수 틀린 정치권의 자본시장 행보
입력 : 2019-08-21 16:05:09 수정 : 2019-08-21 16:10:04
국내 주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여야 모두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고, 그 자리에서의 언급도 눈에 띈다.
 
국회에서 늘 뒷전에 있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 불안과 관련한 정치권의 행보를 보면 번지수가 틀렸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이달 초 한국거래소를 찾아 금융시장 점검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야당 의원들의 거래소 방문을 바라본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거래소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니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거래소가 시장 불안을 해소할 방안이나 앞으로의 흐름에 대해 전망을 하는 곳이 아니란 점을 생각하면 증시 안정에 힘쓴다는 메시지를 주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장소란 얘기다.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 거래소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걸러내 불필요한 혼란을 막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앞으로 증시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고 현재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방안을 내놓고 싶었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분석과 전망을 할 수 있는 시장전문가를 만나는 게 낫다.
 
물론 최선은 당장의 대응을 정부에 맡기고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 발전과 증시 체력 증진에 집중하는 것이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시장 불안을 여야가 반복해서 상기시키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권의 이런 행보는 주치의가 이미 진단과 처방을 내놨는데 다른 의료진이 와서 "환자의 부상이 심각합니다"란 말을 되풀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치료는커녕 가뜩이나 쓰린 속을 다시 뒤집는 꼴이다. 
 
이보다는 치료를 마친 뒤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부상 전보다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재활프로그램을 묵묵히 준비하거나 마련하고 있다고 하는 게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훨씬 더 위로되고 믿음을 준다.
 
실제로도 당장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는 의사, 입법 등을 통해 자본시장 환경 선진화를 도모해야 하는 국회는 재활치료사의 역할이 더 어울린다.
 
국회가 정부의 시장 안정 대책과 관련해 섣불리 정보를 먼저 공개하는 것도 적절한 행보로 보기 어렵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초 당국에서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를 곧 확정할 것이란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 공매도 규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공매도 규제를 언제든 꺼낼 수 있다는 입장이니 김 의원의 말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정보의 정확성을 떠나 정부가 공식적인 발표를 하기 전에 미리 정보를 내놓는 게 자본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별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오히려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매도 한시 규제를 위해 본인이 물밑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면 정부가 시행한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공매도 금지는 부작용 우려로 정부가 상당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카드란 점을 생각하면 오롯이 시장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맞다.
 
금융투자업계가 정치권의 들러리가 되서는 안 된다. 괜한 자리 를 만들어 시간낭비 하는 것보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국민들의 표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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