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위해 더 많은 행동 필요"
"국제사회,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해야…DMZ 국제 평화지대화 도움될 것"
입력 : 2019-12-26 11:36:52 수정 : 2019-12-26 11:36:5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와 행동이 계속되면 서로를 더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평화가 올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노력에 국제사회도 화답해야 한다며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26일 오전 문 대통령이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지난 10월말 기고한 '무수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평화–한반도 평화 구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발표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평화는 고요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평화의 열망을 간직하면서 떠들썩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여기저기 찬성과 반대에 부딪히는 과정이 모두 평화"라고 정의했다. 또한 "평화는 혼자 이룰 수 없다"면서 "우리 편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더라도, 결국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면 경기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축구경기와 같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묵묵히 기다려서 평화가 온다면 좋겠지만,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며 "지금 한반도는 '평화 만들기'가 한창이다. 눈에 보이는 이벤트가 없더라도 수면 아래에서 도도하게 흐른다"면서 △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초소 철수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등을 소개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북한은 여전히 마음을 다 열지 않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상대가 먼저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의 '국제 평화지대화'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비무장지대에 묻혀있는 38만 발의 지뢰를 함께 제거하고, 유엔 기구를 비롯해 국제기구가 비무장지대에 자리 잡게 된다면 한반도에서 안전보장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안전을 제도와 현실로 보장하고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평화체제가 이뤄지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가 평화를 이루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면서 "한반도의 교량 역할은 우리 자신에게도, 동북아와 아세안에게도, 또 세계 전체의 평화적인 질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평화경제는 분단이 더 이상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 남북한이 주변 국가들과 연계한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번영하고, 다시 평화를 굳건히 하는 선순환을 이루고자 하는 길"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평화가 아무리 절실하다고 해도, 한국이 마음대로 속도를 낼 수는 없다"며 "평화를 함께 만들어갈 상대가 있고, 국제질서가 있다"고 현실론을 폈다. 이어 "북미 간의 실무협상과 3차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더 자주 평화를 얘기하고, 평화로 가면서 서로의 생각을 모두 꺼내놓고 이것저것 행동해보면 좋겠다"면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한반도에서 국제사회가 조언하며 함께 하면 좋겠다. 분단과 분쟁이 낳은 불행을 털어내고 한반도 평화가 인류에게 희망이 되는 그날까지 쉼 없이"라며 글을 끝맺었다.
 
한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S)'는 주로 정치경제 분야 유명인사들의 논평 등을 전하며, 전세계 157개국 508개 언론사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기고문은 PS 측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관련 구상, 철학 등과 관련된 대통령의 기고를 희망해 성사됐다. 기고문은 세계 저명인사들의 2019년 회고 및 2020년 전망을 담은 특집 매거진 'The Year Ahead Magazine, 2020: (De)Recontstruction'에 수록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26일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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