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코로나 ‘직격탄’…줄도산 우려에 인력감축까지
하나·모두투어, 무급휴직 등 인건비 감축
여행수요 ‘제로’…“정부 선제적 지원 절실”
입력 : 2020-02-10 15:51:51 수정 : 2020-02-10 15:51:5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여행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통상 1~2월은 겨울 여행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로 여행사들도 각종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마케팅 활동으로 바쁠 시기지만 올해는 예약 취소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다. 피해가 커지면서 중소여행사들은 줄도산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일부여행사들은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행수요가 급감하면서 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이나 주4일제를 권고하는 등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나투어는 지난 3일부터 잡셰어링을 시행하고, 안식년 기준을 완화했다. 잡셰어링은 50세 이상 직원이 은퇴를 준비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근무 일수를 줄이는 제도로 하나투어는 이번 코로나 이슈로 나이 제한 없이 신청 가능토록 했다. 안식년은 기존 10년 이상 근무 시 최대 1년까지 쉴 수 있는 무급 휴가 제도로, 지난 3일부터 근속 연수 제한을 없앴다. 

모두투어도 지난주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리프레시 휴직과 주 3~4일제 신청을 공지했으며, 모두투어 자회사로 중국여행 의존도가 높은 자유투어도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사들이 인건비 감축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등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겹치며 여행업계 피해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확대되기 시작한 설 연휴부터 이달 3일까지 10일간 주요 12개 여행사의 해외여행 취소자는 6만2000여명으로 취소금액이 300억원에 달한다. 중소여행사들까지 합쳐질 경우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 등 단거리노선 의존도가 높은 중소여행사들의 경우 줄도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쪽은 예약취소비율이 90%이상이고, 신규 예약이 전혀 없는 상황으로 사실상 여행수요가 모두 빠졌다고 볼 수 있다”며 “여행사들도 리스크를 안고 취소해주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 의존도가 높고 대비책이 부족한 중소여행사의 경우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여행업 및 국내 관광업계의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올해 1~4월까지 국내 외국인 관광객은 최대 202만1000명, 관광수입은 2조9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따른 여행업계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행사 피해 보전' 등 정부의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행사들의 폐업이나 줄도산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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