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부르는게 값"…공급 감소에 가격 치솟는 국제선
중국 왕복 항공권이 유럽 노선 수준…미주 노선도 가격 1.5배↑
입력 : 2020-07-29 05:50:00 수정 : 2020-07-29 05:5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항공사들이 국제선을 90%가량 줄이면서 소비자들의 티켓 예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항공권 수요는 서서히 늘고 있는데 항공사들이 각국 제한에 따라 이전 수준으로 노선을 늘리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티켓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가격도 치솟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대한항공은 30여개, 아시아나항공은 20여개 국제선을 각각 운항 중으로 이는 이들 항공사가 보유한 전체 국제선의 20~30% 수준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지자 지난달부터 서서히 국제선을 늘리고 있지만 세계 각국이 아직 제한을 두고 있어 회복 속도는 더딘 상태다.
 
이에 따라 때아닌 티켓팅 전쟁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 1항공사, 1개 노선, 주 1회 운항만을 허가했던 중국 노선 항공권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중국 항공당국과 협의해 주당 10회였던 양국 항공 노선을 20회까지 확대했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광저우행 전세기 티켓 발권을 위해 줄 선 사람들. 사진/뉴시스
 
포털사이트의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웃돈을 주고 중국행 표를 산다는 게시글까지 올라올 정도다. 미국·유럽에서 유학하는 중국인 유학생 수요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중간 대리상도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런던·LA~상하이 이코노미석 항공권은 1000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그야말로 항공권 대란"이라며 "인천공항에 상주하면서 취소표가 생기기만을 기다리는 승객도 있다"고 말했다.
 
항공권을 구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서 8월 출발 인천~선전 노선 평일 편도 항공권을 조회한 결과 최저가가 50만원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왕복으로 구매할 경우 140만원이 넘는데 이는 성수기 유럽 왕복 이코노미석 가격 수준이다. 이마저도 상하이와 타이베이 2번을 경유해야 하는 티켓으로 주말의 경우 편도 기준 80만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향후 3개월 내 출발하는 중국행 직항 노선은 대부분 매진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노선 경쟁이 가장 치열하지만 국제선 운항 자체가 줄면서 미주, 유럽 등 다른 국제선 항공권 가격도 오르고 있다. 미국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은 "코로나19 때문에 항공기 탑승 인원이 줄어서인지 가격이 작년보다 1.5배 정도 오른 것 같다"며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방법을 문의하기도 했다.
 
항공사들은 각국 제한을 고려하면서 향후 국제선 운항을 조금씩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티켓 대란 중인 중국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이 오늘부터 인천~톈진 노선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대한항공 3개, 아시아나항공 2개, 제주항공 1개, 에어부산 1개 모두 7개 노선으로 늘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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