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여준 "문제는 윤 대통령…보수 재집권 요원"
"보수 위기 어제, 오늘 일 아냐…보수만 몰랐을 뿐"
"고치지 않으면 민심 온전히 떠날 수도 있어"
입력 : 2024-04-19 17:10:14 수정 : 2024-04-19 18:13:15
[뉴스토마토 김진양·한동인 기자] "아마 상당 기간 보수가 정권을 못 잡을 것이다."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9일 본지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4·10 총선 참패 이후에도 보수 진영의 부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지난 2019년 7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정치 교양강좌 1강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총체적 난국 대한민국, 결국 정치가 문제다’ 특별강연에서 윤 전 장관이 강연을 하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보수의 나태·무능이 총선 참패 야기"
 
윤 전 장관은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을 "보수의 나태, 부패,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었는데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 이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상승했던 것은 '새 사람이 어법도 다르고 참신했던 것'에 불과했다며 "문제의식이 전혀 없이 접근했던 자업자득"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그는 "보수의 위기가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보수가 그 위기를 모르고 있었을 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수가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TK(대구·경북) 중심 중진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직격했습니다. '도로 영남당', '영남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는 국민의힘의 현실을 비꼰 것입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출신 당대표' 카드에 대해서도 윤 전 장관은 "TK 중심이 헤게모니를 잡고 있다면 수도권에서 당대표 나온다 하더라도 당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봤습니다. 
 
보수의 위기를 작심 비판하던 윤 전 장관의 화살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으로 향했습니다. 앞으로의 당정 관계에 대해 "답이 다 나와 있는데 못하는 것 아니냐"고 일갈한 것인데요. 
 
그는 "윤 대통령이 알아서 빠지고 당에 주도권을 넘겨줘야 한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원인이 자기한테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 희망이 없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윤 전 장관은 "민심이 이렇게까지 응징을 했는데도 그 민심의 뜻을 정확하게 받아들여서 뭘 고치지 않으면 민심이 온전히 떠나버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전하기도 했는데요. "윤 대통령을 보면 이제 보수가 다시 집권할 정도로 세력을 회복하는 데에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싶다"고 그는 재차 말했습니다. 
 
발언권 커지는 '신진 보수'…"정신승리 안 돼"
 
윤 전 장관의 보수 진영에 대한 이 같은 회의적 시선은 국민의힘 내에서 발언권이 커지고 있는 '신진 보수' 인사들의 시각과도 상통합니다.
 
여당 최연소인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전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국민들께서 처음 윤석열정부를 뽑았을 때의 그 공정함에 대한 생각과 지금이 좀 괴리가 있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며 "이 공정함을 그리고 정의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많은 국민들께서 다음번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에 또 질책을 해 주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같은 날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도 "보수만의 단독 집권은 현실적으로 어럽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의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한 김재섭 당선인 역시 이 세미나에서 "21대 총선 결과보다 낫다는 정신 승리를 해선 안 된다. 궤멸적 패배를 당했음에도 다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희망 회로, 거의 신의 영역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세미나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선과 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도권 민심을 잡아야 하는데 지도부만큼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김진양·한동인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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