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미래)현지에 공장 짓고 해외 사업 '승부수'
팔도, 베트남 남북 생산라인 구축
대상 폴란드·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건립
"운송비 절감·규제 완화 효과…시장 선점에 유리"
입력 : 2024-04-19 17:22:09 수정 : 2024-04-19 17:22:0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K-푸드가 인기가 지속되면서 식품업계가 해외 시장 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해외 법인을 넘어 직접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요. 현지 공장을 통해 운송비 절감과 규제 완화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교두보 구축으로 시장 주도권 장악에 나서겠다는 전략입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최근 베트남 남부 떠이닌성 인근에 제2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이 공장은 1년 동안 라면 1억개, 음료 1억5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습니다. 내년에 생산 라인을 증설해 라면 생산량을 연 4억개로 늘릴 예정입니다.
 
앞서 지어진 베트남 동북부 푸토성의 제1공장 생산량을 더하면 베트남에서만 연 7억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팔도의 설명입니다. 베트남에서 남북을 잇는 생산라인을 구축한 팔도는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 일본, 대만 등 10개국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팔도의 베트남 법인 팔도비나는 지난 2022년 매출 679억원, 당기순익 4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대상은 올해 하반기 폴란드 크라쿠프 지역에 김치 공장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장 준공으로 김치 생산량은 오는 2030년 연 3000톤(t)에 이를 전망입니다. 폴란드 공장을 토대로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대상은 아시아, 미주, 유럽 등 40여개국에서 '종가' 김치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2022년 완공한 LA 공장과 지난해 인수한 현지 식품 제조업체를 통해 다양한 제품의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식품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류·음료업계의 경우 동남아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에 첫 해외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공장 부지 계약을 마쳤습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창립 이래 최초로 베트남에 해외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소주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죠.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교민은 물론 현지인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 개선과 시장 개척 활동을 펼치며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필리핀펩시를 통해 매출 성장과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필리핀펩시는 현지에 12개의 공장과 영업지사 14개, 영업지점 69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를 롯데칠성음료 제품 생산과 유통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이유는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수출 시 그 나라 사람의 입맛이나 식문화를 맞춰야 하는 점도 어렵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제"라며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면 수출품이 아닌 해당 국가의 생산품이 되기 때문에 규제에서 자유롭고, 운송비도 절감돼 사업이 수월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수 시장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식품업계가 해외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라며 "수익성이 높고 가격 인상 제한이 적은 해외사업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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