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반도체 주도권 경쟁)①엔비디아 천하…셈법 다른 K-기업
주가 200달러대 진입에 주식수 10대 1로 액면분할
HBM 납품에 SK하이닉스 흑자 전환·삼성전자도 심사 중
인텔·AMD 등 AI 가속기 출시 예고·연합 구축
입력 : 2024-06-19 06:00:00 수정 : 2024-06-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6: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점유율 8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이 지연되면서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 다소 밀려난 모습인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연합 전선을 공고히 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1위 반도체 기업으로 부상했다. 네이버는 삼성, 인텔 등과 연합해 또 다른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IB토마토>는 엔비디아 납품과 연계해 달라진 기업들의 실적 및 재무 구조를 짚어보고, 향후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지 전망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으며 주식시장에서도 시가총액이 3조원대에 올라서는 등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점유율 80% 이상을 가지고 있는데 당분간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TSMC와 연합 전선을 공고히 할 전망인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도 유지하면서 인텔, AMD 등과도 새로운 연합 전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식 수 10대1로 액면 분할했어도 주가 상승·시총 10조원 '전망'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7일(현지시간) 10대 1 비율로 주식 액면 분할을 단행했다. 기존에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1주당 10주를 갖게 됐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액면 분할에 나선 것은 최근 엔비디아 주주가치가 1000달러 이상을 기록하면서 시가총액이 3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번 액면 분할로 1200달러 선이었던 주가는 12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주가 하락으로 낮아진 진입장벽 덕에 그동안 비싼 가격에 엔비디아를 매수하지 못했던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액면 분할 이후 첫 거래일인 10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0.75% 오른 121.79달러를 기록했다. 3일만인 12일에는 전일 대비 4.29% 오른 125.20달러를 기록하며 또다시 상승세에 돌입했다. 
 
엔비디아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대중화되면서다. AI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도 상승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200억달러 후반대에 머물렀던 매출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609억원까지 3배 가까이 올랐다. 엔비디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60억 달러(13일 환율 기준 약 35조7584억원), 영업이익은 169억 달러(약 23조2161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62.1%, 영업이익은 8배 증가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천은 향후 엔비디아 주가가 지금보다 3배 이상 급등해 시총 10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매년 연구개발비를 늘리며 더 좋은 성능의 GPU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젠슨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에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공개했다. '루빈'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을 12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젠슨 황과 최태원 회장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인텔·AMD 등 엔비디아 독주 막을까 
 
최근 업계 화두는 엔비디아 독주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실상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함께 AI용 반도체 수혜를 입었지만,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또 다른 대항마 찾기에 나서고 있다.
 
우선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000660), 그리고 대만 팹리스(설계 전문) 업체 TSMC와 연합 전선을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의 주요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처로 HBM 4세인 HBM3부터 4세대인 HBM3E까지 납품하고 있다.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얼마 전 HBM3E 제품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크게 주가가 떨어지면서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다. 향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반도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나선 인텔, AMD 등과도 연합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AMD는 최근 AI 가속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텔이 개발한 AI 가속기 ‘가우디 2’는 엔비디아 GPU보다 3분의 1정도 싼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가우디 3’도 엔비디아 칩 가격의 3분의 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펫 겔싱어 인텔 대표이사(CEO)는 올해 하반기에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루나 레이크’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리사 수 AMD 대표이사는 올해 내로 4분기에 차세대 AI 가속기 코나(CONA)3 ‘인스팅트 MI325X’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신제품은 엔비디아 H200보다 용량은 2배 늘리고 모델 사이즈도 2배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도 AMD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엔비디아와는 자연스럽게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만든 GPU의 단점으로 비싼 가격대와 과대한 전력소비, 발열 현상 등이 꼽히는 가운데 인텔은 가성비로 AMD는 기술력 등으로 틈새시장을 찾을 방침이다. 
 
안기현 반도체 산업협회 전무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TSMC 간 연합 전선은 서로 필요에 따라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전망이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다”라며 “최근 인텔이나 AMD 등에서도 AI 반도체 가속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그래도 엔비디아가 (초기 점유율이 우세했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3년 정도는 가장 큰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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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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