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대표주자 삼성·LG, 2분기 자존심 회복
삼성전자, 영업익 10.4조·매출74조…전년비 1452.24%, 23.31% ↑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실적 견인
LG전자, 영업익 1.2조, 전년비 61.2% ↑…가전·B2B '쌍끌이'
입력 : 2024-07-05 15:01:10 수정 : 2024-07-05 17:09:19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눈높이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습니다.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DS)부문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됩니다.
 
5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74조원,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31%, 영업이익은 1452.24%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10.4조 '깜짝 실적'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입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증권가 추정치인 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도 상회했습니다.
 
삼성전자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AI와 관련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울러 업계의 감산 기조에 따라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단가(ASP)도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잠정 실적에서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당초 4조∼5조원으로 추정된 DS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는 DS부문에서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바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2조2000억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분기는 신제품 출시 공백으로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반도체 원가율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소폭 하락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애플 등 주력 고객사의 판매 호조로 7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됩니다.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디지털 가전(DA) 사업부는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으로 5000억원 수준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메모리 수익성 개선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HBM 캐파(생산능력) 증설에 나서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고용량 eSSD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면서 입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 수요 증가로 HBM의 D램 캐파 잠식 현상이 커지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심해질 수 있다"며 "경쟁사들이 2023년에 설비투자(캐펙스·CAPEX)를 줄였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웨이퍼 캐파 경쟁력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LG전자, 가전 및 B2B 성장…2분기 역대 최대 실적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19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매출은 21조700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습니다.
 
주력인 가전 사업과 신성장 동력인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질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B2B 사업의 경우 냉난방공조와 전장, 가전 구독 등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사업 체질 변화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생활가전 사업은 2분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등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이 동종 업계 대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냉난방공조(HVAC)와 전장(VS), 가전 구독 등 B2B 사업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사업 체질 변화를 견인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 지향적 구조로 변화하려는 사업 체질 개선과 사업 방식의 변화 노력이 호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LG 본사 건물(사진=연합뉴스)
 
LG전자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6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습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이어졌으나, 유럽 등 선진 시장의 프리미엄 올레드 TV 판매가 점진적으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웹(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도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웹OS 대표 콘텐츠 'LG 채널' 사용자 수는 5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아울러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 영역을 TV에서 I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B2B 사업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사업의 체질 변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LG전자의 부문별 영업이익을 가전(H&A) 7715억원, TV(HE) 1254억원, 전장부품 1058억원 등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B2B 사업 강화에 따른 외형 성장과 구독 서비스 비중 확대로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B2B 사업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사업의 체질변화를 견인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AI가 산업의 변곡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칠러(냉동기) 등을 앞세우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AI 인프라에 해당하는 후방산업 영역에서 추가 성장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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