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폭염도 뚫은 경선 열기…'이재명 대통령'엔 이미 한마음
광주 합동연설회에 3000여명 운집…이재명 연호
'광주 인연' 앞다퉈 강조…"이재명 대통령 만든다" 지지 호소
입력 : 2024-08-04 18:27:14 수정 : 2024-08-05 08:15:23
[광주=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체감 온도가 체온(36.5℃)을 뛰어넘은 8월의 첫 번째 일요일. 에어컨 바람이 닿지 않는 야외에 잠깐이라도 머물라치면 내리쬐는 햇빛에 살갗이 타들어 갈 것처럼 뜨겁고, 바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열기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당원들에게 역대 최악의 폭염은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는 듯합니다. 차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의 호남지역 일정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며 전국 순회경선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4일 오전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개최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 이재명 후보 지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4일 광주 지역의 합동연설회가 개최된 김대중컨벤션센터는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가 되기 전부터 수 천명의 당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주최측 추산으로는 이날 총 3000여명이 합동연설회 참석을 위해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았는데요, 장내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만도 1000명을 상회했습니다. 
 
컨벤션센터 앞 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천막 부스가 설치됐습니다.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각 캠프 관계자들의 홍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는데요. 연설회 시작 시간이 임박하자 현장에 도착하는 후보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먼저, 가까운 장소에서 보려는 지지자들도 광장에 운집했습니다. 최고위원 후보들과 함께 등장한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연호하는 지지자들 사이를 뚫고 행사장에 입장했습니다. 
 
4일 오전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열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 이재명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도착하자 지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합동연설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연단에 나란히 선 후보자들은 '이진숙 탄핵 공영방송 사수'와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민생 우선 경제 회복'이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사 열기를 고조시켰습니다. 
 
본격적인 연설이 시작되자 후보자들은 광주와의 인연을 강조하기 바빴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광주는 일베나 다름없던 공장노동자 이재명을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며 "광주는 나의 사회적 어머니다. 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자신이 유력 대권주자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출발점에 광주가 있었다는 얘깁니다. 
 
최고위원 후보들 중에서도 한준호 후보는 "제 남동생이 광주 사위다"라고 친근함을 보였고, 강선우 후보는 '임을 위한 행진곡' 1절을 완창하며 청중들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뼛속까지 김대중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민석 후보는 "몇 년 전 민주연구원장을 역임할 때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들과 광주를 연결시켰다"며 광주AI단지의 초석을 다지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음을 강조했습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형배 후보는 "광주·전남북의 재선 국회의원 세 분이 최고위원에 도전했다 모두 실패했다. 제가 네 번째다"라며 "대역전의 태풍을 만들어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노골적으로 표심에 구애했습니다. 
 
4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 행사장 내부 모습. 기호 3번인 이재명 후보의 현수막이 가장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동시에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 적임자가 자신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이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고난을 받은 정치인은 많지만 고난을 이겨내고 비전을 만들어내는 정치인은 정말 귀하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만들었던 백전노장들이 함께 뛰고 광주가 뛰면서 대통령을 만들고 정권교체를 하자"며 "김민석이 중심에서 확실하게 총대 메고 만들어내겠다"고 역설했습니다. 
 
민형배 후보도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어서 (최고위원에) 나왔다"며 "이재명이 아직 약할 때 호남 국회의원 중 제일 먼저 민형배가 지지했다. 이재명 대통령 시대 활짝 열고 싶으면 민형배를 최고로 올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병주 후보 역시 "광주가 이룩한 민주주의, 김대중이 만든 한반도 평화가 윤석열정권이 들어서면서 무너져내리고 있다"며 "바로세우는 길은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어서 이재명정부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고위원 후보들의 한결같은 '이재명 대통령' 찬양에 지지자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로 화답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보고 싶느냐"는 최고위원들의 외침에 "네!"라고 강하게 대답한 이들은 김두관 후보가 자신이 당대표가 될 경우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당권 주자들을 키우겠다면서 전남 장흥 출신 임종석, 장성 출신 박용진 등의 이름을 거론하자 거친 야유와 고함을 쏟아냈습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광주지역 온라인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는 총 2만1767표를 얻어 83.61%의 득표율로 1위를 지켰습니다. 전남지역 경선 결과까지 포함한 누적 득표율은 86.97%(16만542표)로 집계됐습니다. 
 
광주=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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