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이어 '이회창'…"여의도 골목대장으로 끝"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4차 TV토론회
김두관 "이재명, 김대중·노무현 길과 거리 멀다"
입력 : 2024-08-06 17:22:14 수정 : 2024-08-06 18:38:05
6면 김진양 기자 소스코드입니다!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김두관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하나회'에 이어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를 소환하며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했습니다. 차기 당권 구도는 이미 이재명 후보로 기울었지만, 당의 역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부분을 재차 부각하며 당 밑바닥에 깔린 '반이재명'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지수(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3차례 고배 이회창 소환에…이재명 "최대한 지평 넓힐 것"
 
김 후보는 6일 오후 진행된 SBS 주관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사람들은 흔히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을 가면 대선에 승리할 수 있고, 이회창의 길을 가면 '여의도 골목대장'으로 그친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이재명 후보의 당내 인사라든지 리더십이 김대중·노무현의 길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당대표 출마 당시부터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며 사당화를 문제 삼았던 김 후보가 이날에는 대선에만 두 번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이회창 전 총재를 거론하며 당이 처한 현실을 비판한 것입니다. 
 
이 전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섰지만, 각각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패했습니다. 이후 2007년 대선 땐 무소속 후보로 출마, 세 차례나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 전 총재는 첫 번째 대권 도전에서 패배한 후 8개월 만에 한나라당 총재로 복귀했는데요. 2002년 대선 직전까지는 사실상 당을 '이회창 당'으로 만드는 등 '제왕적 총재'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유일무이한 차기 대권 주자로 여기고 있는 민주당의 현 상황이 20여년 전 한나라당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입니다. 
 
이에 이 후보는 "최대한 지평을 넓혀서 집권의 길을 가야 한다"면서도 "김두관 후보의 생각도 틀린 생각은 아닐 테고, 생각이야 다를 수도 있다. 다른 의견들을 잘 받아서 좋은 장점들을 취하는 것이 내 책무다"라고 짧게 답했는데요. 
 
이 후보는 '연대와 연합'을 강조한 김 후보의 이어진 질문에도 "미세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부분들과 연대해야 되고 더 넓게 포용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앞서 김 후보는 광주지역 경선이 예정됐던 지난 4일 대의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현재 우리 당의 운명은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강성 원외 인사들의 조직이었던 혁신회의가 당내 최대 계파가 된 계기는 공천으로, 이런 행태는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혁신회의가 사과를 요구하는 등 당내 반발이 적지 않았지만 그는 되레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가 5월 광주항쟁을 피로 진압하고 신군부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것에 비유해서 말한 것일 뿐"이라며 "이재명 후보도 '김두관의 생각이니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이 다양성"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에너지고속도로'에도 반기…"환상 같은 이야기"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경제 정책인 '에너지 고속도로'에도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전문가 자문을 해보니 국내에 햇빛농사, 바람농사를 지을 만한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도 할 수 있다는 얘기에 동의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후보는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길이 생긴다"고 맞섰는데요. 그는 "땅이 없어도 빌리면 된다"며 "해안에 방치된 공공용지, 시골의 오솔길, 논둑, 제방 등 버려진 땅에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햇빛·바람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후보는 또 "어떻게든지 국내 재생에너지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효율이 떨어진다고, 희망이 없을 거라고 해서 포기하면 어떡하나. 옥토가 아닐지라도 자갈밭이라도 밭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김 후보는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너무 환상적인 제안이라 고민이 많다.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신뢰를 못 받으면 우리 당에 손해가 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라고 대립각을 유지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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