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한·KB국민은행, 고정 주담대 '시동'…"딱히 실익 없어"
하반기 은행권 커버드본드 러시 예상
실익 부족해 생태계 지속 가능성 의문
입력 : 2024-08-21 06:00:00 수정 : 2024-08-2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8: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민간에서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금융당국 정책에 발맞춰 '커버드 본드(Covered Bond)'를 발행한 것이다. 커버드 본드는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에 관한 법률’(이중상환채권법)에 따라 발행된 채권으로 투자자는 발행기관에 대한 상환청구권과 함께 발행기관이 담보로 제공하는 기초자산집합에 대해 제3자보다 우선 상환 받을 수 있다. 두 은행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권고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커버드본드는 은행 입장에서는 실익이 없어 장기적으로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4대 시중은행(사진=각 사)
  
은행권,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계속 전망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발표한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기반 마련을 위한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에 발을 맞추는 한편 기발행된 원화 커버드본드의 차환을 위해서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등 발행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국고채 등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채권이다. 투자자는 ▲담보자산 우선변제권 보장 ▲이중상환청구권 제공하는 등 권리를 이중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은 지난 2020년 8월 우리은행 3000억원 발행 이후 처음이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3일 국내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채권 연계 지급보증부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동시에 국내 최초 10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의 만기는 2034년이다. 신한은행은 조달한 자금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에 사용하는 등 고객의 금리 선택권을 넓힌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나, 추가적으로 2000억원 이상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계획도 수립돼 있다.
 
국민은행은 만기를 나눠 발행했다. 제2024-1-1회는 5년 만기, 2회는 10년 만기로 각각 2000억원과 1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활발히 커버드본드로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7회에 걸쳐 발행한 원화 커버드본드 규모는 2조120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의 5000억원과 우리은행 80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날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외에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도 예정돼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 지난 2019년 발행한 원화 커버드본드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 사이 5년 만에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초회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예정돼 있다.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해 중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커버드본드 5000억원의 차환을 위해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으며, 추가 발행도 예정돼 있다”라면서 “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으로 금융채 장기조달 대비 낮은 금리로 조달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장점”이라고 답했다.
  
인센티브 부족, 활성화 '미지수'
 
시중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 배경에는 차환 이외에도 정책적 이유가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고정금리 대출 확대 방안을 수립하고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를 고정금리 기반을 위한 주요 과제로 추진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1년 만인 지난 5월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득 될 것 없는 장기채권의 발행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점을 제공하면서 커버드본드 발행을 요구하는 이유는 근본적인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 때문이다. 국내 은행은 장기 고정금리 상품의 제공이 거의 없는 상황으로, 금융당국은 주택금융공사가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전담하고 있다. 당국은 이를 분산하기 위해 민간은행의 역할도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유동화증권(MBS) 발행을 통해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제공하는 인센티브 중 가장 중점적인 내용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역할이 강화돼 커버드본드 지급보증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투자자에게 이중으로 권리를 보장해 안정성을 높인 데 이어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신용 보강도 마쳤다. 신용을 보강할 경우 조달금리를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커버드본드 발행 자체는 은행권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금융당국의 목적과는 달리 이제까지 발행된 커버드본드는 5년물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규모 자체도 지난 2014년 근거법 마련 이후부터 총 1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은행권은 여전히 금융당국의 인센티브가 성에 차지 않는 분위기다. 주택금융공사 보증으로 금리 인하기에 비교적 낮은 비용을 들여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그러나 은행권은 통상적으로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특별한 장점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19년에서 2020년에 발행한 일반 원화 커버드본드보다는 정부에서 보증을 서는 등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은행은 신용등급이 높은 편에 속해 자금조달 차원에서는 내부적으로 큰 인센티브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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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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