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재명, TK 승부전략은 연고·민생·실용…"대구·경북이 디비져야"(종합)
13일까지 3박4일 TK 공들이기…부동산·일자리 비판으로 정부와 차별화
입력 : 2021-12-12 16:28:18 수정 : 2021-12-12 20:58:45
 
[대구·경북=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보수의 심장 TK를 찾아 "대구·경북이 디비져야 대한민국이 디비진다"며 지역주의에 도전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지역 연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 실용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매타버스(매주타는 민생버스) 다섯 번째 행선지로 대구·경북을 찾았다. 통상 2박3일에서 벗어나 3박4일의 일정을 잡았다. 광주·전남에 이어 나흘을 투입하는 강행군을 통해 보수 표심을 흔들겠다는 의지이자, 전략이다.
 
이 후보의 일정 중에 가장 눈에 띄는 행선지는 지난 11일 6·25 전쟁 기념지인 '다부동 전적기념관'이었다. 이 후보는 "안보는 국가 존속에 가장 기본적인 토대이기 때문에 정략이 개입하거나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곳에서 보수진영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우선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경우 6·25 전쟁 초기 한강 다리를 폭파시켜 서울 시민들이 대피를 하지 못하도록 한 점 등은 비판했지만, 농지개혁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인권탄압을 과로, 산업화를 공으로 평가했다. 특히 최근 사망한 전두환씨에 대해서도 총칼로 국민을 학살한 중대범죄자라면서도 3저 호황을 활용한 경제성장은 인정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복역 중이라는 이유로 공과 평가는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는 진영 논리에 따라 맹목적인 비판이나 지지를 하지 않겠다는 실용적 관점으로, 특히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노린 전략적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1일 오전 한국전쟁(1950~1953) 최대 격적지인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부동산·일자리 정면 비판
 
민생행보도 이어졌다. 특히 문재인정부를 강하게 비판, 차별화의 수위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경북 경주에서 즉흥연설을 통해 "저 이재명은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이 부족하면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자꾸 억제하니 동티가 났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직격했다. '동티가 났다'는 표현은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공연히 건드려 재앙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또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지,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고도 했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을 통해 일자리 문제를 접근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이 후보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 챙기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특히 이번 12월 임시국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100조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주권 사기집단이 증명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당초 이 후보는 국가부채 등 비판 여론을 의식해 손실보상으로 25조원을 주장했다. 하지만 윤 후보가 50조원으로 키웠고, 이를 다시 김 위원장이 100조로 불렸다. 이에 이 후보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당선 후 지급하겠다'고 한 발 뺐다. 말바꾸기 지적에 윤 후보는 11일 "정부에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당연히 여야가 만나서 협의를 할 것이고 야당에서 그걸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여야가 먼저 손실보상 추경안을 합의한 뒤 정부에 요청하자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여야가 합의해서 정부에 '추경안을 받으라' 하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다음 대통령인데 반대하겠냐"고 했다. 이 후보는 민생에 적극적인 모습을 통해 실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 반면 윤 후보는 정부의 추경안을 받아들이는 형태를 통해 혹시 모를 국가부채 확대 등 비판 여론에서 책임을 분산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를 노려 "약속을 지키든지 안 지키든지, 능력이 있든지 말든지 오로지 내가 원래 지지하던 당이라 찍어서 더 심각해졌다"며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역주의에 현혹돼 일당만을 찍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요청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11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안동식혜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대구·경북 지역 연고 강조 "저는 안동 출신, 김혜경은 안동 김씨"
 
이 후보는 이번 대구·경북행의 첫 방문지로 경북 경주 표암재를 선택했다. 경북 안동 출신의 경주 이씨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함이었다. 이 후보는 경주 이씨의 시조로 알려진 알평공에 참배한 뒤 조상들에게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 고유' 의식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매 일정마다 대구·경북과의 인연을 수시로 강조했다. 지난 11일 경북 안동시장 즉흥연설에서는 "이재명은 안동에 태를 묻고, 안동의 물을 먹고, 안동의 곡식을 먹고 자란 안동 사람"이라며 "이재명과 함께 사는 김혜경은 안동 김씨"라고 소개했다. 또 자신의 개혁성 뿌리를 대구·경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한 분 한 분이 최선을 다해주면 대구·경북이 디비(뒤집혀)질 거고, 대구·경북이 디비지면 대한민국이 디비진다"(10일 대구 동성로 즉흥연설), "제가 이 세상을 떠나면 제가 묻힐 곳"(12일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상설시장) 등 지역 연고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경북 경주시 표암재를 방문해 알묘를 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구·경북=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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