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조계 '미투' 피해자들, 합의금 4500억원 받는다
입력 : 2021-12-14 17:19:04 수정 : 2021-12-14 17:19:04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연방 파산법원이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소속 전 팀 닥터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피해자들에게 3억8000만달러(약 4500억원)의 합의금 지급을 확정했다.
 
13일(현지시간) 에이피(AP)통신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들이 체조협회 및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이 같은 합의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는 인디애나폴리스 파산법원에서 내려진 유사한 사건 중 역대 최대 배상액이다.
 
나사르는 주법원에서 여성 체조선수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하기 전 아동 포르노 범죄에 대해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고, 2018년에는 징역 40~175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체조선수 출신 변호사 레이철 덴홀랜더가 나사르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시몬 바일스, 맥카일라 마로니, 앨리 레이즈먼 등도 줄줄이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나사르는 1986년부터 30년간 대표팀 선수들을 관리했는데 주로 어린 선수들에게 범죄를 저질렀다. 나사르에게 직접 피해를 당한 이들은 300명이 넘는 사실이 밝혀졌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협회는 2015년에 이미 나사르의 성범죄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그에게 ‘조용한 은퇴’를 종용하는 등 사건을 덮으려 했다. USOPC와 협회는 나사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사건을 방치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자살 충동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해왔다.
 
미국 체조협회와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는 보험금과 자체 재원으로 배상에 나서기로 했다. 체조협회는 대규모 성폭력 파문과 그로 인한 소송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이번 합의는 파산 재판 과정에서 이뤄졌다.
 
 
래리 나사르는 1986년부터 30년간 대표팀 선수들을 관리했는데 주로 어린 선수들에게 범죄를 저질렀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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