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공식선거운동 첫주…이재명, 방점은 '반윤석열'
약세지역서 강세지역으로 전환…'검찰정권 등장'에 '민주주의 사수'
입력 : 2022-02-20 15:29:21 수정 : 2022-02-20 23:48:56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공식 선거운동 첫 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반윤석열'에 주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무능과 분열의 후보로 규정하고, 특히 검찰정권 등장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윤 후보의 "문재인정부 적폐수사" 발언과 검찰권 강화에 방점을 찍은 사법 공약에 대한 민심의 걱정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20일 <뉴스토마토>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이후 한 주 동안 이 후보 메시지와 일정 등을 종합, 분석했다. 우선 이 후보는 주 초반 지지율 약세 지역에서 시작해 주 후반 강세 지역으로 이동하는 전략적 선거 일정을 택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7일 이와 관련해 "이 후보의 첫 주 일정은 '약세 지역을 먼저 공략한다'는 원칙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0시를 기해 부산항에서 대선 레이스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대구·대전·서울로 올라오는 경부선 상행선을 타며 만만치 않은 지역들을 훑었다. 반면 윤 후보는 서울 출정식을 시작으로 대전·대구·부산으로 향하는 하행선을 타며 맞불을 놨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유리한 지역에서는 윤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략을 택했다. 대전에서는 윤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대전 유세를 통해 "사드가 배치된 지역은 유사시에 첫 번째 타격 목표가 된다"고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 윤 후보는 사드 추가배치 지역 중 하나로 충청을 꼽아 반발을 산 바 있다. 
 
대구에서는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논란을 상기시켰다. 신천지는 2020년 2월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음에도 신도 숫자 등을 속여 질병관리청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윤 후보는 신중함을 내비치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를 거부했다. 대구 시민들이 코로나19로 받았던 고통을 떠올리도록 하면서 윤 후보의 비호감도를 높이는 전략이었다. 
 
피날레를 장식한 곳은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이었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이 곳에서 국민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 '정치보복'을 연결시키는 데 주력했다.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 적폐수사 발언에 이어 검찰권 강화(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총장의 독자 예산 편성, 공수처 대수술, 검경 지휘권 확립 등)를 공약하자, 이 후보는 서울 유세에서 정치검찰로 인해 비극적 선택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유세에는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이 후보를 지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서울 첫 집중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며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정세균 상임고문, 추미애 명예선대위원장, 이 후보, 송영길 당대표, 박용진 공동선대위원장, 윤호중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16일과 17일 역시 약세 지역인 강남3구, 종로·성동·마포구 등 서울 일대를 누볐다. 민주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 모두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승리를 대전제로 대선에서 이겼다. 특히 서울은 부동산에 민감한 곳으로,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 이 후보에게 약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를 의식한 이 후보는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집중했고, 2030 청년세대에게 공공 공급 부문에서의 우선분양도 약속했다. 또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주가조작 세력의 발본색원 등 공정한 증시 공약도 내놨다. 
 
18일과 19일은 안방인 호남으로 향했다. 특히 이 후보는 호남의 심장, 광주에 공을 들였다. 윤 후보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하면서 지역 민심이 출렁이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이낙연 위원장도 힘을 보탰다. 이 후보는 18일 광주 유세에서 한 시민이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에 대한 입장을 묻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타협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시민 편익과 전통시장 상인 등 자영업자 생계가 맞붙는 사안인 만큼 상생할 타협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완전한 손실보상과 함께 당선 즉시 방역 지침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또 윤 후보를 전두환 군사독재정권과 비교하며 '민주주의 사수'를 외쳤다. 이 후보를 보기 위해 모인 약 1만명의 광주시민(주최측 추산)은 '윤석열 타도'로 화답했다. 이 후보는 이틀 간의 호남 마지막 일정지를 각각 5·18민주화운동의 '광주', 동학농민운동의 '전주'로 잡으며 민주주의 사수 메시지를 강화했다. 이 후보는 그간 검정색 정장에 파란 목도리를 하고 유세한 것과 달리, 호남에서는 파란색 당 점퍼를 입었다. 민주당의 일원임을 강조하면서 텃밭인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당부하기 위함이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으로 넘어가면서 직전 경기도지사 프리미엄 지키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며 쌓은 성과 등을 강조하며 '경기도가 키운 이재명'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호남과 마찬가지로 경기도에서도 이 후보를 보기 위해 약 1만명의 시민들(주최측 추산)이 몰려들었다.
 
지난 18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이 후보를 연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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