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패 '투표율'이 가른다…여야, 셈법 계산 분주
투표율 75% 기준, 이보다 높으면 '윤' 낮으면 '이' 유리
지역별·세대별 입장 달라 투표율로 유불리 따지기 무리 해석도
입력 : 2022-03-09 16:04:33 수정 : 2022-03-09 16:04:33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윤중중학교에 마련된 여의동제7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20대 대선 최종 승패는 투표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지역별 등 투표율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셈법 계산도 분주해졌다. 전문가들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바라봤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투표율은 68.1%로 집계됐다. 지난 4일과 5일 실시된 사전투표 투표율(36.93%)을 합산한 결과다. 총선거인 4419만7692명 가운데 3009만277명이 투표를 마쳤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은 19대 대선(77.2%)은 물론 8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까지 오차범위 내의 피 말리는 접전을 이어간 터라 진영별 결집 또한 극대화될 수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윤중중학교에 마련된 여의동제7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표율 증감에 따른 득실 여부에 대해 강철구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대표는 "최종투표율 75%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윤 후보에게, 낮으면 이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사전투표는 이 후보가 앞섰다는 데 전문가들 이견이 없다. 다만 정권교체 여론이 높기 때문에 75% 기준으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윤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호남에서 사전투표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본투표에 대거 참여할 경우 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강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갑작스런 단일화에 대해서는 "지지율 단순 합산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역풍 조짐도 있다"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투표율이 높을수록 정권교체 여론을 등에 업은 윤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고, 낮을수록 조직력이 강한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보수정당이 조직이 세다는 것은 1990~2000년대 이야기고, 최근에는 민주당 조직이 더 세다. 그래서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기초 및 광역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데다, 지역구 국회 의석도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어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역별·세대별·성별 등에 따라 정책에 대한 입장이 많이 갈리기 때문에 최종 투표율만 가지고 여야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홍 소장은 "2030이 투표장에 많이 나온다고 해서 (과거처럼)무조건 민주당이 유리한 게 아니다. 2030 안에서도 남녀 차이가 많기 때문에 여성이 많이 나오느냐, 남성이 많이 나오느냐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며 "평균적으로 최종 지지율을 가지고 유불리를 나누는 것은 과거와 달리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 마련된 구의동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대로 투표율이 높으면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사장은 "과거에는 투표율이 65% 미만이면 보수 진영에 유리하고 75%까지 올라가면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봤지만, 현 상황에서는 잘 모르겠다"며 "대선 이전 여론조사를 보면 투표율 증가에 따라 윤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았기에 이번 본투표에서는 이 후보 지지층의 투표 의욕이 보수 진영보다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투표율이 높아야 이 후보에게 더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투표율에 따라 출구조사 없이도 판세의 윤곽은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날 자택 인근의 평창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본투표 결과까지 보고 나면, 판세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투표율에 따라서 오후 늦게(라도)"라며 "내가 보기엔 출구조사를 안 봐도 대략은 짐작할 수 있지 않겠나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 판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이날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또 다른 변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20만2721명)보다 약 14만명 늘어난 34만2446명을 기록했다.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감소세였다가 이날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가 34만명을 넘은 것은 역대 처음이다. 이에 유권자들이 코로나19 감염 염려로 인해 투표장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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