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장애인 지하철 시위 동참…이준석 대신해 무릎 꿇고 사과
이준석, 페이스북 통해 시위 강경 비난
입력 : 2022-03-28 10:55:06 수정 : 2022-03-28 10:55:06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 단체의 시위 방식에 강경 비난을 거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우려가 나왔다. 시각장애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를 대신해 무릎을 꿇고 "고통에 공감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총 8차례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과 관련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장애인 이동권 시위 방식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저는) 전장연이 현재의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 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조건 걸지 말고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앞서 26일에도 “9호선에서 휴대전화로 머리를 찍다가 구속된 여성은 여성이라서, 약자도, 강자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이 대표는 “할머니의 임종을 맞으러 가야 한다는 시민의 울부짖음에 ‘버스 타세요’라고 답하는 모습은 비판받아야 한다”며 “그래서 여론이 안 좋아지자 계속 영상이 조작됐다고 하는 중이던데 그 영상은 조작된 게 없다”고 했다. 
 
또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100%가 아니라는 이유로 계속 서울시민 불특정 다수를 볼모 삼는 방식은 지속되기 어렵다”며 “(시위를)중단하지 않으면 제가 전장연이 불법 시위하는 현장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제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8일 전장연의 시위 현장을 찾지는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반면 김예지 의원은 이날 서울 충무로역 3호선 승장강에서 벌어진 전장연의 출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에 참여했다. 김 의원은 “저는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여러분과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는 시각장애인”이라며 “그동안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아서, 이렇게 다른 분들께서 혐오의 눈초리와 화를 내시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장애계를 대변해주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헤아리지 못해서, 공감하지 못해서, 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소통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정치권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말을 마친 뒤 곧장 무릎을 꿇었다. 이날 시위에는 김 의원 외에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함께 했다.  
 
한편, 전장연은 국회가 장애인권리예산과 장애인권리 4개법안(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선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특수교육법)을 조건 없이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시위를 함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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