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돌아온 임재범…"음악은 숙명"
올해 하반기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선공개곡 발라드 장르 '위로'…"주저 앉기 보단 일어나고 싶었다"
입력 : 2022-06-16 16:59:38 수정 : 2022-06-16 17:57:2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016년 2월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그는 의도치 않게 속세(俗世)를 떠났다.
 
음악도 듣지 않았다. TV도 보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1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가수 임재범은 입을 떼는 것조차도, 질문에 대해 한 단어 한 단어 고르는 것조차도 쉽지 않아 보였다.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말하고 산 게 1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말을 안하고 살다보니까 (간담회장도)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어순도 안맞고 맞지 않는 단어들을 열거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그가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로 돌아온다.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은 7년 만이다.
 
앨범명은 7년의 공백('SEVEN')과 쉼을 멈추고 비로소 숨을 쉬며 전진하겠다는 ',(콤마)'의 중의.
 
"인터넷 상으로 팬분들이 글을 남기시는 걸 보면서 아직도 기다리고 계시고, 아직은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남아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소속사와 상의하며 주저 앉는 것보다는 다시 일어나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이 낫지 않겠나 생각했습니다."
 
이날 발표되는 선공개곡 '위로'를 시작으로 총 11개곡이 수록된 앨범을 하반기 안에 낸다. '비상', '너를 위해' 같은 임재범의 대표곡을 쓴 최준영, 신재홍, 채정안 등 작곡·작사진을 비롯해 윤상과 김현철까지 거든 면이 눈에 띈다.
 
미리 들어본 '위로'는 '너를 위해', '고해'로 기억되는 임재범 인장의 발라드 장르다. 그러나 쇳소리의 거친 발성보다는 부드러운 창법적 변화를 택해 다소 편안한 인상을 준다.
 
7년 만에 정규 7집 프롤로그곡 '위로'를 들고 가요계에 복귀한 가수 임재범. 사진=블루씨드컴퍼니
 
소속사에 따르면 불 꺼진 방에서 혼자 힘듦을 참아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았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저와 같이 힘든 상처를 견디신 분들도 계셨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마음 속 상처가 쉽게 지워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소속사 식구분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치유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정장을 차려입은 그가 한강대로변 서울 야경을 배경으로 낮까지 걷는 뮤직비디오 연출도 인상적이다.
 
"위로라는 콘셉트이지만 사실은 제가 위로해 드린다기보단 제가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음악과 생활 간 '늘 간극이 컸다'는 그는 '위로'에서 "'미쳐도 밤에 뛰어나간다'는 가사가 가장 공감됐다. 통화하거나 만나는 사람이 없이 지내오면서 정말 '새벽 어딘가로 뛰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줄곧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블루씨드컴퍼니의 김경호 대표는 임재범의 공백과 재활을 위해 지난 1년간 물심양면 힘써왔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진행을 맡은 김 대표는 "지난해 아파트 주차장에서 봤을 때 깜짝 놀랐다"며 "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오고 해골 같은 얼굴로 몸무게가 대략 15~20kg 빠져 보여 괜찮을까 싶었다"고 회상했다.
 
녹음 초반 6개월은 건강 상태를 끌어올리고 목소리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임재범은 "오랫동안 노래를 해왔는데도 노래라는 게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임재범 답다라고 해주실까' 많은 고민들 사이에서 녹음했고 지금도 애써 녹음 중"이라고 했다.
 
"창법 톤이 많이 얇아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반가성을 썼다면 되도록 진성을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리어 개인 앨범 2집 때처럼 맑아졌다고 해줘서 개인적으로 만족은 하고 있습니다."
 
앨범에 수록될 11곡 중 현재 8곡의 녹음을 마친 상태다. 발라드 비중이 많지만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을 예정이다. 예능도 가능하면 진행하고 올해 12월쯤에는 공연으로 음악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1986년 헤비메탈 밴드 '시나위' 1집으로 가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올해로 데뷔 37년째다. 
 
임재범은 '37년간의 음악 생활에 대한 소회와 본인에게 음악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물은 본보 기자 질문에 "시나위때부터 지금까지 노래를 해왔긴 해왔지만, 너무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뭐하나 남겨놓은 것 같지도 않고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남겨놓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저에게 음악은 숙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피하려고 해도 하고 싶지 않아도, 결국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게 제게는 음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임재범 '위로' 커버 이미지. 사진=블루씨드컴퍼니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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