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크루그먼 교수 "미국 물가 예측 실패, 오류 인정"
"코로나19 상황에 과거 경제 모델을 대입한 것이 실책"
입력 : 2022-07-22 10:46:40 수정 : 2022-07-22 10:46:40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기자회견을 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9.9.9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 경력의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틀렸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인플레이션에 대해 나는 틀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취임 직후 코로나19 대책으로 1조9000억 달러(약 2498조 원) 규모의 부양책을 내놨다. 당시 크루그먼 교수는 엄청난 액수의 부양책이 실시돼도 미국에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 상 정부 지원금을 저축할 확률이 높다는 점과 지방 정부 지원금이 점진적으로 사용될 것이란 예측을 들어 지원금이 미국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크루그먼 교수는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시장이 과열되더라도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으리라 분석했다. 과거 사례들을 감안하면 고용과 물가의 상관관계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크루그먼 교수의 예측과는 달리 미국은 40여 년 만에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이에 그는 "코로나19라는 이례적인 상황에 과거의 경제 모델을 대입한 것이 문제였다"고 시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코로나19로 소비자의 지출 패턴이 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체인이 흔들린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민자의 감소와 조기퇴직 등으로 노동 감소까지 더해져 예상보다 물가가 크게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이에 그는 "세상을 변화시킨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면 안전한 예측은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크루그먼 교수는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선 "많은 경제전문가가 이미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거나, 꺾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한편 크루그먼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관론자다. 그는 지난 6일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근본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스테이블 코인이 자금세탁 등 불법적 용도에나 쓰일 뿐이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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