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품가 하락 지속…석화사 '화학적 재활용' 집중
'기술 세부화'·'합작 생산 공장'·국제 인증 추진
입력 : 2022-07-25 15:11:21 수정 : 2022-07-25 16:53:3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인플레이션에 이은 수요 감소로 석유화학 업계가 여러움을 겪고 있다. 석화업체나 정유업체의 석화 분야는 화학적 재활용으로 침체기를 돌파하려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화학사업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이 지난 22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베올리아 아시아와 '아시아 시장 내 순환경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페트(PET), 폴리프로필렌(PP), 열분해 원료로 쓰이는 폐플라스틱 공동 스터디를 진행한다. 플라스틱 열분해는 기존의 기계적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 또는 매립하고 있는 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는 화학적 재활용 방식이다.
 
또 SK지오센트릭 울산 화학적 리사이클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확대에도 적극 협력키로 했다. 이번 전략적 협력을 디딤돌 삼아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중국, 일본 및 동남아 지역으로 친환경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가 손을 잡은 배경에는 SK지오센트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화학적 재활용 3대 기술을 확보하고 베올리아가 아시아 등에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상황이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리사이클 클러스터하는데 피드(재활용 재료가 되는 폐플라스틱)가 가장 큰 문제"라며 "글로벌 역량 가진 전문업체와 손잡아야지 공장 짓거나 피드 확보에 큰 어려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 양이 많고 종류가 너무 다양해 (재활용 기술) 일괄 적용이 쉽지 않다"면서 "배올라아는 역량과 데이터베이스, SK지오센트릭은 기술이 있어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853년 설립된 베올리아는 수처리부터 에너지 관리, 폐기물 재활용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의 설계 및 제공 등 탄탄한 친환경 사업을 갖추고 있다. 전세계 약 22만여명 임직원이 근무하며, 지난해 약 285억유로(한화 약 39조원) 매출을 달성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환경 기업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잠재력이 큰 아시아 시장에서 양사가 보유한 친환경 역량을 바탕으로 순환경제 사업에 첫 시작을 내딛게 돼 기쁘다”며 “전 세계적 친환경 흐름에 맞춰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를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까지 순환경제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SK지오센트릭 나경수 사장(왼쪽)이 '아시아 시장 내 순환경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케미칼(285130) 역시 이날 중국 산토우시에서 중국 그린소재 업체 슈에사와 합작투자법인 설립 MOU를 체결했다.
 
SK케미칼은 이를 통해 연간 10만톤 규모의 재활용 원료(r-BHET)를 생산하는 해중합 공장과 이를 원료로 20만톤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코폴리에스터를 생산공장을 건설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한다.
 
SK케미칼 전경. (사진=SK케미칼)
 
건설에 필요한 공장부지는 슈에가 제공하며, 공장부지가 기존 해중합 1공장과 인접해 있어 인프라 활용 및 투자비 절감, 관리 및 운영 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양사는 올해 안에 본계약 체결을 마치고 오는 2023년 초 공장 건립을 시작해 빠르면 2024년말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신설법인의 지분 51% 이상을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화학적 재활용 페트를 생산하는 곳은 국내에서 SK케미칼 밖에 없다"며 "버진(신규 생산) 플라스틱 낮추는 유일한 대안이 재활용 플라스틱"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국 합작사 설립을 시작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그린 소재를 생산·공급하는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국내에도 2025년 연간 5만톤 규모의 그린소재 생산 설비투자도 검토 중이다.
 
슈에는 SK케미칼이 지난해 230억원을 투자해 10%의 지분을 취득하고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2만톤 구매권한을 확보한 업체이다.
 
김응수 SK케미칼 코폴리에스터 사업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유엔 협약 및 국내외 플라스틱 규제로 인해 ‘탈플라스틱’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거점 확보를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 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노혁 SK화공 총경리(오른쪽)가 25일 중국 산토우시에서 임수광 슈에 동사장과 화학적 재활용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생산공장을 세운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케미칼)
 
아울러 롯데케미칼(011170)의 경우 합성수지 7개 제품이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PLUS(국제 지속가능성 & 탄소 인증 플러스)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ISCC PLUS 인증은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정책 기준으로서 제품 생산과정 전반에 걸쳐 친환경 원료가 사용되었음을 국제적으로 인증해주는 제도다. 전 세계 130여개의 정유화학사와 원료 제조사 등이 회원사로 가입했다.
 
이번 인증 제품은 석유화학 원료인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PC(폴리카보네이트), BD(부타디엔), PET 제품과 고기능성 합성 수지 제품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컴파운드 PC 제품이다.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얻어진 ISCC 인증 열분해유 납사 원료를 사용한다.
 
또 올해 내 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열분해 나프타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약 5만톤의 친환경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하고 2030년에는 열분해 사업 확대를 통해 약 15만톤으로 사업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석화업계가 화학적 재활용 등 미래 사업으로 어두운 업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에너지발 인플레에 따른 총수요 급감으로 (석화) 제품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부분 제품 마진은 우하향 중"이라고 진단했다. 전 주에 비해 가격 하락폭은 PVC(폴리염화비닐) 14%, 페놀 11%, 아세톤 3%, VAM(초산비닐)·PO 3%, PE 2~3% 등이다.
 
하이투자증권 리포트 역시 전년보다 PO는 36.6%, ABS의 경우 19.6% 하락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도 2분기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스프레드가 전분기 대비 각각 10%, 11%, 13% 내렸다고 짚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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