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이 성장이다①)CES 최고혁신상 받고도…"규제에 막혀 골든타임 놓칠라"
펫나우, AI생체인식기술로 반려견 비문 인식…"현행법서 인정 안돼"
빈센, 친환경 레저선박 기술 확보했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입력 : 2022-08-04 06:00:00 수정 : 2022-08-04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2년은 우리에게 너무 긴 시간입니다. 아이템 하나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에게 그 시간만큼의 기회를 잃는 것이니까요."
 
올해 CES 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펫나우의 임준호 대표는 "한국이 반려동물시장의 테스트베드가 되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펫나우는 사람의 지문과도 같은 반려견의 비문(鼻紋·코의 무늬)을 스마트폰으로 식별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펫나우는 2022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펫나우)
 
현행법상 2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은 내장형과 외장형 중 하나의 방법으로 반려견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내장형의 경우 반려동물에 직접 삽입하는 형태라, 주인들의 거부감이 크다. 외장형은 분실 위험이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 제도가 시행된 지 8년이 됐지만 등록률은 40%가 되지 않아 '정책실패'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펫나우는 이같은 반려동물의 등록 방식(내·외장형) 외에 바이오 인식 기술을 활용한 동물 등록도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신설해 달라고 관련 부처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2년간의 실증을 거쳐보자'는 답만 돌아왔다. 임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에게 2년이란 시간은 너무 길다. 신기술의 출현과 업그레이드가 빨라서 2년을 기다리라는 것은 사업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세계 반려동물 플랫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면서 "반대로 비문 등록이 인정되어, 한국이 반려동물 비문 등록 플랫폼 시장의 테스트베드가 된다면 세계 시장에서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펫나우는 AI를 이용해 움직이는 강아지의 비문을 촬영하고 인식률을 90% 이상 제고하며 대내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스마트폰으로 사진만 찍으면 비문을 채취할 수 있어 신체에 관련된 안전성의 우려도 없다. 임 대표는 "강아지 비문을 통해 펫보험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면서 "반려견 병력에 대한 통계가 쌓이면 보험이 세분화돼, 펫보험이 저렴해지고 다수의 소비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전기보트인 하이드로제니아는 2021년 부산국제보트쇼에서 명명식과 함께 전시, '올해의 보트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빈센)
 
친환경 소형선박을 개발하고 있는 빈센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수소연료전지실증화센터 방문 당시 탑승한 수소전기보트 '하이드로제니아(HYDROGENIA)'를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2021 부산국제보트쇼에서 '올해의 보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선박안전법상 선박용 수소충전소와 관련된 기준이 없다. 빈센은 주로 레저선박을 통해 친환경선박을 구현하고 있는데 레저선박은 선박안전법이 아닌 수상레저법으로 다루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레저선박을 개발한 빈센으로서는 진퇴양난인 셈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오염과 관련된 국제협약인 해양환경오염방지협약을 개정하면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주범인 질소산화물, 온실가스배출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이 전기 및 하이브리드 친환경 선박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전기와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을 개발·적용해 친환경 소형선박을 개발하는 빈센의 기술력은 세계 유수의 다국적기업이 인정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전해진다.
 
대우조선해양 등을 거친 선박 디자인 설계 전문가인 이칠환 빈센 대표는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1위라고 하지만, 엔진은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다"면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친환경 선박을 커머셜하게 풀려고 시도하고 기회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관련규제로 사업이 막혀버린다면 친환경엔진 시장을 또 놓쳐버리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이보라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