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뛰어든 삼성·LG…블록체인 신사업 가속
NFT 활용해 스마트폰·가전 사업 '시너지' 모색
전략은 사뭇 달라'…각각 '개방성'·'독자성' 방점
입력 : 2022-09-06 16:31:47 수정 : 2022-09-06 16:31:47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 도래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NFT(대체불가토큰)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이 되고 있다. 초기에는 영상, 사진, 음원, 그림 등을 디지털 콘텐츠로 만들어 복제나 수정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그쳤던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전자업계 내에서는 NFT가 잠재 고객 확보, 특화 사업 시너지 등의 전략적 용도로 이용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업계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들이 NFT 관련 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가는 분위기도 감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디지털 자산인 NFT와 스마트TV, 스마트폰 등 실물 제품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통한 고객 확보 등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양사의 NFT 플랫폼의 차별점은 '개방성'과 '독자성'이 각각 꼽힌다.
 
LG전자는 지난 5일 우선 미국 시장에 예술 분야 전문가가 엄선한 NFT 예술 작품을 감상부터 거래까지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자체 개발 'LG 아트랩(Art Lab)' 서비스를 론칭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2020년 이후 출시된 LG 스마트 TV(webOS 5.0 이상 탑재 모델)를 비롯해 PC, 스마트폰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이젤(Easel)에서 LG 아트랩 서비스를 구동하는 모습. (사진=LG전자)
 
해당 플랫폼의 특징은 전문성이다. LG 아트랩은 전문가가 추천하는 새로운 NFT 예술 작품을 정기적으로 선보인다.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과도 연계된다. TV에서 전용 앱 내 QR 코드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한 NFT 예술 작품들은 집 안 TV 화면으로 언제든 감상하거나 LG 아트랩 내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해 판매도 가능하다.
 
LG전자는 현재 카카오 디지털지갑 클립(Klip)에 보관 중인 NFT 작품을 TV에서 감상할 수 있는 드롭스갤러리(Drops Gallery), LG 올레드 TV를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올레드 갤러리(OLED Gallery) 서비스, 폴스타아트(Polestar Art)와 협업해 올레드 갤러리에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무료로 감상하는 K-파인아트(FineArt) 등 NFT 서비스를 지속 확장해 왔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아트랩 서비스를 통해 고화질 TV로 즐기는 예술 작품 감상에 작품을 거래하는 새로운 경험까지 더해 고객에게 일반적인 TV 이상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니프티게이트웨이(Nifty Gateway)와 연계된 '삼성 TV를 위한 삼성 NFT 플랫폼' (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스마트TV를 통해 NFT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삼성 TV 스마트허브에 앱을 추가하는 식으로 TV에 NFT 플랫폼을 탑재한 세계 최초 사례다. 다만 LG전자와 달리 자체 개발 플랫폼은 아니다. 삼성 NFT 플랫폼은 글로벌 NFT 거래소 '니프티 게이트웨이'와 협업해 탄생했다.
 
따라서 넓은 '개방성'이 강점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NFT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중간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니프티 게이트웨이'는 지난해 초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전 연인 그라임스가 자신의 디지털 작품 10점을 온라인 경매에 부친 지 20여분 만에 580만달러(약 65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던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분야까지 NFT 적용 범위를 넓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Z 폴드4와 플립4을 예약한 이들에게 '뉴 갤럭시 NFT'를 증정했다. 뉴 갤럭시 NFT를 보유한 고객은 디지털프라자, 신라면세점, 이크루즈, 쇼골프 등의 사용처 인증 시 할인 및 적립 등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NFT 행사인 'NFT NYC'에서 전시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NFT 사업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진단한다. 삼성전자는 '개방성'을 높이면서 스마트폰, 가전 등 제품 연결성을 통한 소비자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LG전자는 주력 사업인 OLED TV에 걸맞는 예술 작품을 고화질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기반 NFT 사업에 진출한 것은 IT업계가 신산업에 관심을 갖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서 선도적인 하이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이제 막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이고 향후 본격적인 사업 확장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FTgo에 따르면 최근의 가상자산 가격 급락과 NFT 시장 위축에도 NFT 사용자는 작년 6월 50만명에서 올해 6월 246만명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더 코인데스크(The Coindesk)는 2021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에 약 270억달러(35조원)가 투자됐다고 추산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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