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아버지의 해방일지'·'쇳밥일지' 외
입력 : 2022-09-20 18:15:11 수정 : 2022-09-20 21:45:3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한 정지아 작가가 3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서사 뼈대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 간의 시간이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까지 거슬러간다. 일제강점기, 그리고 이후 물밀 듯 밀려온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물결,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김미월 소설가가 추천 평을 썼다. “지워진 우리 현대사의 상흔들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펼쳐놓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창비 펴냄
 
저자들은 미국 진로 상담 분야 최고 권위자이자 교수다. 20년간 진행된 스탠퍼드대의 ‘인생 성장 프로젝트’ 연구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핵심은 ‘오히려 실패를 피하려는 삶이 사람들을 구속한다는 것’. 가장 많이 성장하고 큰 성취를 이룬 때는 실수와 실패가 가장 많고 큰 장애물을 극복했을 때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사고방식은 살면서 제일 경계해야 할 습관이다. 기회가 와도 보지 못하고 삶의 변화로 이끌 작은 행동도 못한다고 조언한다.
 
 
빠르게 실패하기
존 크럼볼츠, 라이언 바비노 지음|도연 옮김|스노우폭스북스 펴냄
 
지방, 청년, 용접 노동자… 정상 사회의 바깥에 가까운 인간소외의 장에서 작가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책은 사양하는 산업과 도시 틈바구니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며 ‘주간경향’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2022년 봄까지 작가 개인의 내밀한 역사가 흘러간다. 노동자 계급에 관한 생생한 밀착 일지라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르포르타주를 연상케도 한다. “부당함과 우여곡절 속 ‘쇳밥’을 먹으며 성장한 청년 용접 노동자의 ‘일지’”라는 추천평이 눈길을 끈다.
 
 
쇳밥일지
천현우 지음|문학동네 펴냄
 
한국화 작가 곽수연의 첫번째 컬러링북으로 ‘반려견’을 주제로 엮었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넘실댄다. 차를 달여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강아지, 이어폰을 낀 개, 곰방대를 문 흰 개, 색동산수를 유람하는 강아지, 파초와 괴석 사이 늠름한 삽사리… 노르스름한 종이 위 먹 선으로 그린 본을 올려 한국화다운 채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컬러링북과 차이점이다. 34점의 반려견에 관한 그림을 색칠하면서 고루하지 않은 한국화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반려견 풍속화첩
곽수연 지음|클 펴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과파이를 만들려면 먼저 우주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우주 다큐 ‘코스모스’에서 칼 세이건이 한 말이다. 책의 저자는 궁극적인 사과파이 조리법을 알기 위해 우주 기원을 밝히는 탐험에 나선다. 세계 최대 규모 입자연구소 CERN에서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를 찾고, 거대 지하실험실인 그랑사소연구소에서 유령 같은 입자, 뉴트리노로 태양의 심장을 들여다본다. 어렵고 지루하지 않은 ‘다정한 물리학’이다.
 
 
다정한 물리학
해리 클리프 지음|박병철 옮김|다산사이언스 펴냄
 
싱어송라이터 시와의 공연을 보면서 ‘음으로 나누는 대화’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삶이 묻어나는 가사는 시냇물처럼 졸졸 흐르며 관객들의 마음을 적셔 댄다. 이 책에서 시와는 스스로 음반을 제작하고 유통, 홍보까지 해야하는 독립음악가로서 고민들을 풀어놓는다. 노래를, 그리고 노래하는 자신을 ‘통로’라 표현한다. 불러내고 싶은 것을 부르고 이를 통과해 듣는 이에게로 가는 삶의 매개. 노래처럼 그가 쓴 글들 역시 들여다보고 안아준다. 따뜻하다.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
시와 지음|도서출판가지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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