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마켓컬리 꿈꾸는 여성CEO)①"대기업도 두렵지 않다…미생물방식 음식물처리기 '자신'"
리크리에이션, 창업 3년만에 음식물처리기 25억 매출
"제품경쟁력이 무기…내년 신제품 출시로 50억 목표"
입력 : 2022-12-06 06:00:00 수정 : 2022-12-06 09:45:46
마켓컬리의 성공은 우리나라에서 여성 CEO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특정 분야를 빼고는 이에 필적할 만한 차세대 여성 CEO 리더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기술 분야에선 여성의 창업과 성공은 아직까지 이례적이고 특별한 케이스로만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큰 여성 리더십을 길러내고자 (재)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는 W-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차세대 여성 CEO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은 창업 후 3년 미만 기술기반 아이템의 여성 창업기업과 이공계 전공 예비 여성창업자를 대상으로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하고 사업화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이 사업에 선정된 3개 기업의 CEO를 직접 만나 각각의 사업 계획 및 향후 포부에 대해 들어보고, 우리나라 차세대 여성 CEO 리더십의 가능성을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소비자의 흐름을 쫓아 제품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대기업도 두렵지 않습니다."
 
2019년 리크리에이션을 창업한 박오별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서 음식물처리기 시장서 향후 전략에 대해 "소비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제품을 개선시키면서 시장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박 대표는 음식물처리기에 주목했다. 그는 "음식물처리기는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또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바로 이거다'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10여명과 함께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2020년 1000억원대에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확대되며 2023년 1조 시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견 가전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정 내 보급률은 5%가량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이같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를 위하는 제품'은 드물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국내 음식물처리기는 OEM이 대부분으로 이름만 화려할 뿐, 그 안은 비슷비슷하다"면서 "직접 개발·제조하는 업체는 손으로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리크리에이션의 분쇄형 음식물처리기(사진=리크리에이션)
 
그는 음식물처리기 개발을 위해 기존 제품들을 모두 구입해 사용해보면서 장단점을 분석했다. 하나하나 뜯어보고 연구했다. 박 대표는 "시장의 흐름에 맞게 타사의 단점을 보완해 세밀하게 우리의 장점을 결합하고, 그것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점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음식물을 담는 내부 드럼통의 높이로 인해 습기가 차 곰팡이가 발생하거나, 뚜껑의 각도 등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실제로 경험하는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설립된 지 3년 여밖에 되지않은 리크리에이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약 25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분쇄형 음식물처리기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및 건설사 납품 등으로 매출을 올렸다. 리크리에이션은 내년 상반기 미생물 방식 음식처리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뚜껑을 열고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미생물에 의해 90% 이상이 소멸되는 방식이다. 잔여물은 퇴비나 일반쓰레기로 배출한다. 2중 필터로 악취 발생을 줄였고, 전력낭비 요인도 개선했다. 리크리에이션은 당분간 음식물처리기 제품을 국내에 알리고 해외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신제품 출시 후 내년 매출 목표는 50억원이다. 
 
이름 난 기업들이 유명모델을 기용해, 제품을 홍보하며 경쟁하는 가운데 그는 리크리에이션만의 무기로 '제품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대기업보다 소비자가 더 똑똑하다"면서 "제품 경쟁력 면에서 자신 있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대형유통라인 진입도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누구나 만족할 수 있고, 인정하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친환경시대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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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라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