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젠 군 정찰위성까지…8차 당대회 지침 따라 '핵무력 고도화'
"18일 위성시험품 발사, 최종단계 진입…내년 4월까지 1호기 준비"
대외 감시자산 외에도 핵탄두 탑재 가능…향후 "SLBM·무인기 등 주목'
입력 : 2022-12-19 16:29:12 수정 : 2022-12-19 16:29:12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군사용 정찰위성 개발을 선언한 지 2년 만에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고 발표하며,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선언한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지침에 따라 체계적이고 순차적으로 핵무력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전날인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위성 촬영과 자료전송 계통, 지상관제체계 능력을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위성시험품을 운반체(로켓)에 탑재해 고도 500km까지 고각 발사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2발 발사를 포착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특히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한의 그간 행보를 보면 김일성 주석의 생인인 태양절(4월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일(11일), 국방위원장 추대일(13일) 등 국가 기념일에 맞춰 위성 1호기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날 '위성시험품'에서 촬영했다는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비롯해 한강 교량,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일대 사진도 공개했다. 북한이 위성을 쏘아 촬영한 사진을 대외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개발이 성공하게 되면 이를 대남·대미 감시 자산으로서의 기능 외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핵무력 강화 움직임의 일환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추진체와 발사 기술 자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동일한 베이스이기 때문에 탄두 부분에 위성을 탑재하느냐 아니면 미사일 핵탄두를 탑재하느냐 차이가 있는 것뿐이지, 사실상 거의 동일한 기술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8일 실험한 것이 정찰위성이라고 하더라도 온전하게 정찰위성의 단일 목적만 있는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그 기술을 바탕으로 해서 미사일 발사체를 옮기는 발사수단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위성시험품 탑재체에서 촬영했다고 공개한 인천과 서울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북한의 무기시험·개발 행보를 보면 매우 체계적이다.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 때 발표한 국방과학발전과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이 기본 골격이다. 북한은 지난달 18일 사거리 1만5000km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지난 16일에는 ICBM 등에 장착할 수 있는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 급기야 전날에는 군 정찰위성 준비단계인 시험에 이르렀다.
 
이는 8차 당대회 때 북한이 전략무기 분야에 있어 과업으로 제시한 부분과 일치한다. 당시 초대형 핵탄두 개발 지속, 1만5000km 사정권 내 명중률 제고, 핵선제 및 보복타격 능력 고도화,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 ICBM 개발 사업, 핵잠수함 및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보유 등이 과업으로 제시됐다. 특히 '군 정찰위성' 개발도 공식화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 성공할 당시, 직접 지도한 자리에서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 체계 개발에 대한 확고한 과학기술적 담보를 가지게 됐다"며 "제8차 당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과업 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중대 문제를 훌륭히 해결했다"고 치하했다.
 
이를 토대로 북한은 앞으로 핵잠수함과 SLBM, 무인정찰기 등에서도 뚜렷한 족적 남기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홍민 실장은 "북한은 앞으로 8차 당대회 때 예고했던 것 중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들을 중심으로 (무기 시험·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에 정찰위성을 비롯해서 SLBM, 그 다음에 무인기(무인정찰기), 그리고 자체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들을 고체형으로 바꾸는 작업들"을 예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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