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3월 25bp 인상이 마지막"…선결 조건은?
미국 물가하락·경기악화 신호…힘 잃은 연준 발언
3월 25bp 인상시 미국 실질금리 '제로' 수렴…"추가 금리 인상 명분 없다"
입력 : 2023-02-06 06:00:00 수정 : 2023-02-06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새해 초반부터 국내 증시가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과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이 조기 종료 기대감까지 반영되자 외국인의 수급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이 오는 3월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이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지. 또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기 위한 전제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50∼4.75%로 올렸습니다.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 스텝’으로 돌아선 것이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는데요. 시장의 기대(3월 금리 25bp 인상 후 동결)를 애써 차단하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이는 금리 인하 신호가 금융시장 불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이례적으로 가파른 금리인상에도 최근 주가 상승 등 금융여건은 2022년 1분기 수준으로 상당히 빨리 완화됐다”며 “파월의장은 금리인하 기대를 자극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이 조기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생각보다 빠른 미국 내 물가하락과 소비감소의 영향입니다.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계속 나타나고 있으니 더 이상 연준의 말을 믿지 못하는 거죠.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FOMC 전에 발표된 12월 근원 PCE는 전년 대비 4.4% 상승했습니다. 11월의 4.7%보다 낮았고,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죠. 여기에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6.5%로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죠.
 
결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난 상황에서 연준이 긴축을 지속해 경기침체 우려를 높일 이유가 없는 겁니다. 악화된 기업들의 영업 상황도 추가 긴축을 힘들게 하는 요소로 거론됩니다. 미국 명목성장률은 매출, CP 금리는 단기 조달 비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금리인상으로 CP 금리(91일)는 4.6%까지 올랐는데요. 미국의 2023년 추정 명목성장률은 4%~5%대. 자본조달 비용이 기업들의 매출 증가 속도를 상회할 시점까지 근접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ING도 연준이 3월 기준금리 25bp 인상을 마지막으로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ING는 “실질 정책금리가 근원 인플레이션보다 높아져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고, 경제는 모멘텀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질금리는 물가상승을 감안한 이자율을 말합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12월 근원 PCE(4.4%)를 넘어섰죠. 3월에 25bp를 인상하면 12월 헤드라인 PCE(5.0%) 기준 실질금리가 ‘제로’가 됩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인플레 둔화로 4월이 되면 연방 기금금리도 근원 CPI(메리츠 예상치 4.6%)를 상회하게 된다”며 “따라서 3월 이후 추가 인상은 불필요하고 올 12월에는 2.8%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있어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실제 연준은 물가상승률 2%대를 목표로 하고 있죠. 결국 2%대의 물가상승률이 가시화될 경우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연준의 발언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와 국내 증권가 모두 3월 이후 금리동결과 연말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습니다. 오랜 긴축으로 불안했던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죠.
 
다만 몇 가지 변수가 남아있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과 선진국의 수요둔화입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과 긴축경계 완화가 재차 물가 불안을 야기할 경우 연준이 최종금리 레벨을 5% 중반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50∼4.75%로 올렸다. (그래픽=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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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형

안녕하세요. 증권부 종목팀 박준형입니다. 상장사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