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심장’ 대구서 나경원 손잡은 김기현…안철수 “기대는 정치”
나경원 연판장 소환한 천하람…탄핵의 강 못 건넌 황교안
입력 : 2023-02-28 18:07:20 수정 : 2023-02-28 18:07:20
[대구=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28일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에서 각자의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김기현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의 손을 잡고 나타났습니다. 천하람 후보는 나 전 의원을 향한 집단 공격 사건을 소환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의 도덕성을 흔들었습니다.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김기현(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진행됐습니다. 대구·경북 지역의 당원 선거인단은 총 17만6557명으로 전체 21.03%를 차지합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37.7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아울러 보수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만큼 해당 지역구가 아닌 현역 의원들도 대구를 찾았습니다.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은 대구 일정을 함께 소화했습니다. 김 후보는 대구 2·2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제가 요청했다. 나 전 의원도 흔쾌히 동의해주셨다. 저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 표명하는 절차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김 의원과 함께 대구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가 후반으로 가면서 경쟁하는 건 좋은데 너무 네거티브로 흐르는 건 좀 안타깝다”며 견제구를 날렸습니다.
 
나 전 의원은 합동연설회장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현역 의원들보다 뜨거운 환호를 받았습니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나 전 의원 힘내라고 박수 한 번 달라”며 “국민의힘이 똘똘 뭉쳐 총선 압승을 기필코 해내겠다”고 자신했습니다.
 
‘김나 연대’를 직격한 건 천 후보였습니다. 천 후보는 연설에서 “지금 대구·경북 민심은 윤핵관의 권력암투와 이재명의 부도덕보다도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보신주의와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며 나 전 의원을 공격한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저 자리에 앉아계신 나경원 의원을 쫓아내고 권력에 줄 서는 연판장에 서명한 과거를 청산하고 저와 함께 대구·경북의 젊은 세대가 좋아할 뉴스거리를 만들자”, “저와 함께 대구·경북에 일자리가 돌아오고 젊은 세대가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는 더 강력한 리쇼어링법안을 대통령께 촉구하는 연판장을 쓰지 않겠나. 오늘의 연판장으로 지난 연판장의 과오를 덮어라”고 촉구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 후보 역시 김 후보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안 후보는 “민주당은 개혁의 걸림돌이었던 이재명을 극복하고 혁신적인 총선을 준비하려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누가 이낙연·김부겸·정세균 민주당의 거물 혁신 비대위원장에 맞설 수 있겠나”,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에 기대어 관리형 당대표가 되겠다는 후보가 맞설 수 있겠나”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김기현 체제로는 대통령을 향한 공세도 막을 수 없고 김기현 후보에 대한 공세도 버틸 수 없다”며 “지금이 보수가 진보에 대해 도덕적 우위를 입증할 절호의 기회다. 반대로 우리가 내년 총선 전날까지 도덕적인 문제로 공격당한다면 내년 총선은 실패”라고 강조했습니다.
 
황 후보는 아직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 한 모양새입니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며 “저는 여러분들과 고통을 함께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안 후보는 탄핵에 가장 앞장서지 않았나. 김 후보는 울산시장으로 박근혜 퇴진을 최대한 앞당기자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물었습니다.
 
이날 연설회에는 다른 지역보다 황 후보 지지세가 돋보였습니다. 황 후보 지지자들은 다른 후보들의 연설 중 ‘부정선거’, ‘선관위 해체’ 등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단연 조직세는 김 후보의 ‘붉은 악마’가 돋보였습니다. 붉은 악마 머리띠를 한 이들은 김 후보를 향한 공격 발언들을 함성과 야유로 덮었습니다. 안 후보가 코로나19 시절 대구에서 의료 봉사를 한 사진이 많이 보였고, 천 후보의 개혁적 발언에 호응하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대구=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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