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동의 결정 내렸지만 잡음은 '불가피'
‘제주 제 2공항’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협의' 결정
8년간 환경단체·지역주민 반대 여론에 직면
"환경 훼손" vs "대체공항 필요"…온도차 여전
입력 : 2023-03-06 17:12:53 수정 : 2023-03-07 11:39:52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2015년 발표 후 8년째 찬반 논란을 거듭한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해 6일 환경부가 동의 결정을 내렸지만, 잡음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찬성단체 측이 조속 추진을 촉구하고 있지만 반대단체는 주민투표 요청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심화될 전망입니다.
 
환경단체도 제2공항 부지에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들이 다수 발견됐다며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훼손을 가져 올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비상도민회의)'는 지난 3일 환경부의 발표를 앞두고 '주민투표 요청 투쟁'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비상도민회의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만나 국토교통부에 주민투표를 요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전달한 상황입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의 주인인 제주도민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도지사가 책임을 다해주면 감사하겠다"면서 "제주도가 국토부에 제2공항 찬반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청앞천막촌사람들을 비롯한 제주지역 15개 사회단체도 이날 “국토부의 국토 파괴 행위에 더는 면죄부를 주어선 안된다”며 “얼마 남지 않은 산천생물을 다 죽이고 종국엔 스스로 자멸에 이를 전국 신공항 사업에 부동의하라”고 주문했습니다.
 
8년째 찬반 논란을 거듭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환경부가 동의 결정을 내렸지만, 앞으로도 잡음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사진은 제주국제공항 계류장. (사진=뉴시스)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이번 환경부의 동의 결정으로 추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하면 뒤이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야 합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은 제주도가 환경부 의견을 반영하고 제주도의회 동의를 받아 제시하게 돼 있습니다.
 
조류 전문가인 주용기 전북대학교 연구원은 "제주 2공항 건설 추진 지역과 주변 지역은 오름과 구릉 및 절벽, 내륙습지, 연안습지 등 다양한 지형과 자연적 조건으로 인해 수많은 조류와 생물들이 서식하는 중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 연구원은 "제주 2공항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수많은 조류를 비롯한 생물들이 생존의 위협에 처할 수밖에 없다"면서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대규모 인명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2공항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주민투표는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제2공항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찬성 측은 대체공항의 필요성을 '제주경제 활성화'와 함께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제주국제공항이 포화 상태인데다가 악천후로 결항이 잦아 제주에 두 번째 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근영 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공항이 혼잡하면 이용객도 불편하고 관광, 안전에도 문제가 생긴다"면서 "제주공항은 한시간에 35편 처리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36편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도 쉽지는 않다. 제2공항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환경문제 때문에 아무것도 안하면 할 수 있는게 없다. 환경 부분은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면서 "제주 공항이 전혀 문제가 없는데, 토건세력들 배불려 주기 위해 제 2공항을 건설하려는건 아닌거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8년째 찬반 논란을 거듭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환경부가 동의 결정을 내렸지만, 앞으로도 잡음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사진은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촉구 시민단체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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