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맥주' 논란 이후 바뀐 주류 네이밍 트렌드
'버터맥주' 성분 혼동 우려로 행정처분
성분 대신 소비자 심리, 영화·애니메이션 활용 제품명 등장
입력 : 2023-04-11 06:00:00 수정 : 2023-04-11 06:00:00
 
[뉴스토마토 최신혜 기자] '버터 없는 버터맥주' 논란이 가열되며 주류업계의 신제품 네이밍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정 식품이나 성분을 활용해 제품명을 짓는 대신, 소비자의 심리나 인기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착안한 제품명을 선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최근 '독특한' 이름의 주류를 연이어 선보이며 MZ(밀레니얼+Z)세대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수제맥주 신제품 네이밍 트렌드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GS25가 최근 출시한 '칼퇴근필수너'를 집어든 모델의 모습.(사진=GS25)
 
지난 6일에는 주류 신제품 '칼퇴근필수너'를 출시했습니다. 박종인 GS리테일 주류기획팀 매니저는 "칼퇴근필수너 맥주는 반복되는 일상 속 격무에 시달린 고객에게 정시 퇴근 후 오늘 하루도 시원하게 마무리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이볼 신제품 '몰디브 하이볼'의 경우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영화 대사가 연상되도록 만든 네이밍입니다. 
 
편의점 CU는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와 협업한 맥주 3종을 내놨습니다.  ‘산뜻하고 청량한 신형만의 에일’, ‘무시무시 두목님 라거’, ‘액숀빔 액션맥주 바이젠’ 등 짱구 주변 캐릭터를 활용해 이름의 특색을 살렸습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술자리 구호를 활용한 '짠하기 좋은 하이볼' 2종을 선보였습니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는 "짠 하이볼 2종은 술자리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함께 외치는 구호인 '짠'을 배달의 민족 서체(한나체)를 이용해 심플하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버터맥주'로 알려진 블랑제리뵈르의 '뵈르비어'는 성분을 혼동할 수 있는 제품명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식약처 행정처분을 받았다.(사진=GS25)
 
불과 2~3년 전까지 주류업계에서는 불닭망고에일, 유동골뱅이맥주 등 특정 식품 이름을 차용한 네이밍이 인기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일명 '버터맥주'로 불리는 블랑제리뵈르 뵈르비어에 버터가 함유돼있지 않다며 행정처분을 내리자 네이밍 트렌드 역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5800만캔이 팔려나가며 메가 히트작으로 떠오른 '곰표밀맥주'도 '대표밀맥주'로 이름이 바뀝니다.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맥주의 상표권 사용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에는 밀가루가 함유돼있지만 세븐브로이맥주는 대한제분과 단지 상표권 사용에 대한 계약을 맺었을 뿐입니다. 현재 세븐브로이맥주 홈페이지에도 '패키지 디자인만 변경되었을 뿐 곰표밀맥주의 맛은 그대로'라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주류 신제품 중 단종되지 않고 1년 이상 판매되는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사회적 분위기에 유행에 따라 주류 이름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신혜 기자 yess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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