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비스, 대만매출→중국매출 수정한 당국에 분통
금감원, 증권신고서상 기가비스 고객사 국가 정정
기가비스 "대만향 매출을 중국향 매출로 오인"
미 반도체지원법상 불이익 우려
입력 : 2023-05-12 06:00:00 수정 : 2023-05-12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반도체 기판 검사기 생산업체인 기가비스가 증권신고서상 대만향 매출을 중국향 매출로 수정한 금융당국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국가별 매출에서 기가비스의 고객사 중 하나인 대만계 회사를 중국회사로 바꾼 것인데요. 이 경우 미국이 진행 중인 반도체지원법 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우려가 큽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대만쪽 매출을 중국향 매출로 인식하는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기가비스 작년 중국향 매출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감독원)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가비스의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눈에 띄는 주요 정정 사항으론 해외쪽 매출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투자 위험을 설명하는 부분에 중국향 매출로 인해 향후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의 제재 확대가 이어진다면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작년 8월 미국은 약 527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발효하고 중국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회사가 반도체 설비를 구축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중국과 거래하는 회사의 불이익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기가비스 측은 이번에 정정 신고된 중국 관련 기업 내용에 대해 다소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증권신고서에 '중국 Z사'라고 표기된 기업은 ZDT(젠딩, Zhen Ding Tech. Group)라는 회사로 대만에 본사를 둔 대만 기업인데요. ZDT는 반도체 패키징 회사로 작년 9월 기준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ZDT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본사 주소는 대만 타오위안시입니다. 
 
정정된 증권신고서에는 "Z사는 대만에 소재한 전자기기 부품사인 F사의 중국 소재한 자회사"라고 돼 있는데요. 설명이 다소 길지만 본사는 대만인 중국 자회사라는 것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대만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대만 회사로 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국가별 매출에서 Z사 매출이 중국으로 분류되면서 기가비스의 경우에도 중국향 매출이 커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기가비스의 작년 매출 총계는 997억원인데 그 중 중국 매출 합계는 298억원으로 나타납니다. 중국향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29.89%인 것인데요. 그중 중국으로 분류된 ZDT의 매출은 199억원으로 중국향 매출에서 66.6%를 차지합니다. ZDT의 매출을 대만향 매출로 집계한다면 중국향 매출 비중은 크게 감소합니다. ZDT를 제외한 중국 매출액은 100억원 규모로 중국향 매출 비중은 30% 수준에서 10%까지 떨어지죠. 
 
기가비스 관계자는 "ZDT는 대만계 회사로 공장은 대만과 중국에 두고 있지만, 대규모 공장 위치가 중국에 있다는 이유로 대만계 회사를 중국으로 분리하라는 수정 신고 사항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수정한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기가비스 증권신고서의 임원 구성에서도 일본영업, 대만영업 총괄은 있는 반면 중국영업 총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실제 기가비스의 IR(기업설명회) 자리에서도 중국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가비스의 IR을 두번이나 들었는데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중국과 관련한 내용이 추가된 점에 대해 의문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어 "대만에 소재한 자회사 등의 표현을 봤을 때 중국과 관련한 리스크의 가능성이 없어서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정 요구와 관련해 금감원은 회사와 주관사의 자진 정정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관사인 삼성증권에서 봤을 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을 자진 정정한 것"이라며 "주관사와 커뮤니케이션은 하지만 기가비스의 경우 자진정정한 사항으로 추가로 기재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기가비스는 반도체 기판 검사기, 수리기를 제작 및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주요 장비로는 광학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기판 내층을 검사하는 자동광학검사기(AOI), 레이저 가공 기술로 기판 결함을 수리하는 자동광학수리기(AOR)가 있습니다. 기가비스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3만4400~3만9700원입니다. 총 221만8528주를 공모해 예상 공모자금은 763억~881억원 수준입니다. 공모 후 시가총액은 4360억~5032억원으로 예상됩니다. 기가비스는 오는 15~16일 일반 청약을 진행합니다. 상장 예정일은 이달 24일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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