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플러스' 낙관…"수출금융 수혈적 조치에 불과해"
정부, 4분기 수출 '플러스' 낙관 전망
"9월 무역 흑자, 4분기 중 수출 플러스 전환"
"중국 경제회복 불확실성 커…수출회복 낙관 일러"
입력 : 2023-09-04 17:07:49 수정 : 2023-09-04 18:45:35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181조원의 무역금융을 처방하면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 행진의 꼬리를 끊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바닥을 다지면서 회복을 시작하는 초입 단계로 진단하면서 4분기 '수출 플러스'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정부 수출 정책 시행 시점이 내년인 점과 중국 경제회복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수출 회복에 대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진단도 나옵니다.
 
정부는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수출 활성화를 위한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수출의 반등이 목표입니다.
 
수출 지원 방안은 '무역·수출금융 공급'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정부는 수출기업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해 연말까지 총 181조4000억원 규모의 무역·수출금융 자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4분기에 접어들면서 한국 수출이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9월에도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되면 수출 감소 폭이 추가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책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월별 변동성은 있으나 대체로 바닥을 다지면서 회복을 시작하는 초입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9월에는 무역수지 흑자기조와 함께 수출 감소 폭이 추가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 중에는 수출이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대책에 포함된 대부분의 정책이 내년부터 지원을 시작하고 효과 발생이 뒤늦게 따라오는 측면이 있어 하반기 수출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수출 활성화를 위한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자료는 수출활성화를 위한 추가 지원방안 주요내용.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 지원안을 보면 '수출바우처 증액', '해외전시지원 사업 확대', '1조 규모의 K-콘텐츠 전략 펀드' 등 지원 시작 시점이 2024년부터인 정책과 2030년 가동 예정인 용인 국가산단 공공기관 예타 면제 등 대기만성형 정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턴기업의 국내 복귀 투자보조금 지원 비용 확대', '수출입은행 특별계정 2500억원 추가 조성' 정책도 2024년 예산을 사용하는 사업입니다. 한중경제장관회의, 한중경제협력교류회도 연내 추진한다는 설명뿐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수지 흑자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서 난 불황형 흑자가 실현된 모습"이라며 "옛날에는 중국이 한국의 중간재를 사들여 가공해서 수출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동안 수출은 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낙관은 이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국발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 부동산에 기초하는 중국 내수가 좋지 않고 대외적으로 민심을 잃으며 하반기에도 경제가 좋아지기 힘들다고 본다"며 "돈을 풀어 지원하는 패러다임은 이미 끝났다"고 부연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체로 산업이 위태할 때마다 기업들이 자금 융통을 할 수 있도록 금융정책을 해왔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긴급한 수혈적 측면도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아직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으로 더욱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지역전략팀장은 "한국이 주로 수출하는 품목들 중 중국이 대체해버리는 수입 품목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영향은 점점 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한국 수출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작년 8월부터 12개월 연속, 최대교역국인 대중 수출액도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수출 활성화를 위한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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