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대통령에 영수회담 제안…정국전환 시도
'안 받을 걸 알면서도'…"민생 국정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
입력 : 2023-09-29 09:41:14 수정 : 2023-09-29 09:41:14
윤석열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이재명(앞줄 왼쪽)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민생영수회담을 제안 드린다.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요구했습니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몇 차례 제안을 건넸지만, 윤 대통령은 제대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역시 대통령이 제안을 받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을 향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후 공세 전환을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생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께서는 누가 더 잘하냐는 선의의 경쟁보다, 민생을 외면한 채 상대를 부정하는 전쟁같은 정치가 불안하고 불편해한다. 민생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는 심리"라며 "대통령이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다. 국민께 일말의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국민의 삶이 반걸음이라도 나아진다면, 이 모두가 국정을 전적으로 맡고 있는 대통령님과 정부 여당의 성과일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의 삶을 개선하라고 잠시 맡겨진 국가권력이 국민의 삶과 무관한 일에 낭비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님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이 대표는 "올 2분기 우리나라 기업부채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보다 더 심각한 사상 최악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악화로 이자를 감당 못하는 기업도 폭증했다"며 "거기다가 지속되는 무역적자까지, 우리 경제는 빠르게 침몰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으로부터 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이어 "심각한 가계부채로 국민이 신음하는 동안 정부는 재정안정만 반복하고 초부자감세를 고집한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샌산(GDP) 대비 국가부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인데 우리는 빚을 개인에게 떠넘긴 결과 가계부채는 반대로 최고수준이다"며 "서민들이 경제악화의 고통을 오롯이 짊어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세계 각국은 자국 이익을 위해 발 빠르게 외교전쟁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는 강대국 종속을 자처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경제 타격을 불러오고 있다. 국익중심 실용외교로 실리를 챙겨야 할 때, 때아닌 이념 가치 논쟁으로 국민을 편가르고 국익손상을 자초한다"며 "모두가 기후위기를 대비하며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 나아가는데 우리는 친환경에너지를 외면한다. 에너지전략부재로 당장 기업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정부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대표는 "이게 나라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호된 질책 앞에 고개를 들기 어렵다. 풍요를 즐기고 기쁨을 나눠야 할 한가위임에도 웃음보다는 한숨이 앞선다"며 "장 보기가 겁나고 대출이자에 좌절하고 살인적 물가 속에 '먹고살기 힘들다'는 호소가 추석밥상을 덮는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고 이 지상과제 앞에선 여야, 진보보수가 따로일 수 없다"며 "정치는 상대의 다른 생각과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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