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총리 3인'에 '김동연' 연대
사법 리스크에 비례제 분열까지…명분 없는 이재명 '벼랑 끝'
입력 : 2023-12-06 17:37:13 수정 : 2023-12-06 18:01:1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 사실상 '병립형 회귀'로 기울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사당'이라고 민주당을 향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새로운 구심점의 부상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김부겸·이낙연·정세균' 등 문재인정부의 총리 3인방과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연합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 4인방이 합세할 경우 민주당 안방인 '호남'부터 지각변동을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의와 싸우던 이재명 어디 갔나"
 
비례대표 선발 방식을 두고 민주당은 사실상 위성정당을 금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 번복에 이어 선거제 개혁이라는 지난 대선 당시의 약속까지 깨버리는 행위에 민주당과 이 대표를 향한 비판도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6일에는 김두관 의원이 입을 열었습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의와 끝까지 싸우고 '이재명은 합니다'던 그 이재명은 어디로 갔느냐"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선거제도에 관한 우려와 비판을 하고 있다"며 "아직 민주당을 신뢰하기 때문이다"라고 적었습니다. "신뢰가 없으면 비판도 없다. 다른 약속은 몰라도 이런 정도로 약속한 사항을 함부로 걷어차지 않을 것이란 믿음, 국민의힘처럼 다른 정치세력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태도는 민주당의 태도가 아닐 거라는 믿음이 아직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김 의원은 또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급작스럽게 의원총회까지 열어가며 약속한 그 절절한 모습과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모습은 서로 병립할 수 없다"며 "정치개혁 약속을 어긴다면 당의 운명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이 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민주당 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정치세력모임 '원칙과 상식'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위기다. 민주당을 사랑했던 분들 가운데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도덕성을 최고의 무기로 삼아온 민주당이 앞장서 무신불립의 기조를 차버리고 범 진보진영의 분열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여오는 사법리스크…비호감만 높인 '개딸'
 
게다가 이 대표가 당대표에 취임한 후 계속해 그의 발목을 잡은 사법 리스크는 해소되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가 연루된 여러 사건들 중 '대장동 의혹'은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법원은 지난달 30일 대장동 일당에게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하고 6억7000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습니다. 아울러 증거인멸의 우려로 그를 법정구속했습니다. 
 
대장동 의혹이 처음 제기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된 후 처음 나온 법원 판결에서 이 대표의 측근인 김 전 부원장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된 것인데요. 재판부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증언을 상당 부분 인정해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앞서 법원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혐의가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바 있으며,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4일 검찰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며 이 대표와의 연관성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민주당 내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들은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민주당 중진인 이상민 의원이 "이재명 사당화와 함께 개딸, 강성지지자들이 당내 공론장을 완전 틀어막았기 때문"이라고 탈당의 변을 남긴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얘깁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원로들의 연대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이낙연 전 총리가 싱크탱크 주최 포럼에서 이 대표를 직격하는 언사로 활동의 보폭을 넓힌 가운데,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 등과도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사당화'의 길로 들어선 민주당을 구해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민주당 내의 소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지난 대성 당시 이 대표의 정치 교체 약속에 단일화를 이뤘던 김동연 경기도지사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의 텃밭인 '호남'과 김부겸 전 총리의 '영남', 김동연 지사의 '수도권' 등 지역 간 시너지 효과가 맞물릴 경우 총선 과정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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