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성공에 기댄 시즌제 드라마의 함정
입력 : 2023-12-08 06:01:13 수정 : 2023-12-08 06:01:1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지난 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2'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년 전 시즌공개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TOP 10에 진입했던 '스위트홈'입니다. '스위트홈2'는 비영어 시리즈 4위로 출발했습니다전작에 대한 기대치로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습니다하지만 시청자 평가는 호평보다 혹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위트홈1'은 글로벌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시청자 평가 86%를 받았습니다하지만 이번 '스위트홈2'는 시청자 평가 55%에 그쳤습니다시즌1의 경우 그린홈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주민들이 괴물에 맞서면서 각자의 욕망과 생존그리고 희생에 대한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그려져 호평을 받았습니다하지만 시즌2로 넘어오면서 세계관이 확장되고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면서 전작의 분위기를 잃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공보다 실패 사례 많아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시즌제 작품이 하나 같이 전작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D.P'의 경우도 시즌1이 로튼토마토 95%를 받았으나 시즌2의 경우 85%으로 하락했습니다. 2018년 개봉한 '독전'의 경우 로튼토마토 70%를 받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독전2' 54%에 그쳤습니다이처럼 시즌제 드라마가 성공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OCN에서 tvN으로 옮겨 방송한 '경이로운 소문2' 역시 이전 시즌보다 스케일이 커졌지만 시즌1과 달리 시청자들을 열광시키지 못했습니다.
 
SBS '소방서 옆 경찰서역시 마니아층을 양산하며 호평을 받았으나 시즌격인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는 소방관의 대표 격인 봉도진(손호준 분)이 사망하고 대신 국과수의 강도하(오의식 분)이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바뀌었습니다이에 시청자들이 실망하면서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시즌제의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대표적인 작품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입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총 3개의 시즌으로 기획했습니다하지만 제작 여건상 2개의 시즌으로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그럼에도 많은 시청자들에 사랑을 받았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 '모범택시'도 시즌제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두 작품은 당초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인기에 시즌제가 결정됐습니다다른 시즌제 작품과 달리 두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경우 김사부(한석규 분)라는 인물이, '모범택시'의 경우 김도기(이제훈 분)라는 인물이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주변의 매력적인 인물들이 더해져 매회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아냈습니다.
 
제작 여건 개선 선행돼야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드라마는 진정한 시즌제 드라마가 아니다해외 시즌제 드라마의 경우 한 작품에 작가 수십 명이 투입된다하지만 국내에서는 작가 한 명이 전부다신원호 감독도 이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연인', '더 글로리', '환혼', '펜트하우스등 시즌제의 성공작이라고 언급되는 작품들은 하나의 작품을 파트 1, 2로 쪼개서 공개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뒀을 뿐입니다그렇기에 업계에서도 글로벌 OTT의 거대 자본 투자에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글로벌 OTT가 거대 자본으로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다고 하지만 한국 콘텐츠의 발전을 위한 게 아니다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콘텐츠 개발 단계부터 기획을 하는 등 제작 여건의 개선보다는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 돈이 될 것 같으면 시즌제를 만드는 것 아니냐그런 면에서 업계에서는 '오징어게임2'도 기대보다는 걱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넷플릭스 '스위트홈2'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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