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바이스 AI 시대…낸드로 눈돌린 SK하이닉스
미주법인에 낸드 R&D 조직 신설
고성능 낸드 수요 기술 우위 확보
입력 : 2024-01-03 15:53:25 수정 : 2024-01-03 17:04:08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K하이닉스가 그동안 부진을 겪던 낸드 플래시 분야 역량 강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넷 연결 없이 자체 인공지능(AI) 기능 구현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가 앞으로 고성능 낸드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술 우위 확보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차세대 낸드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조직을 꾸렸습니다. 미주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에 낸드 연구개발(R&D) 조직인 'SK하이닉스 낸드개발 아메리카(SK HNA)'를 신설한 것으로, 이를 중심으로 미국 내 R&D 인력을 선점해 낸드 연구 거점으로 키울 방침입니다.
 
SK하이닉스의 미주법인은 그동안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주로 맡아왔습니다. 최근 들어 현지 빅테크 기업들의 맞춤형 낸드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이에 대응해 SK NHA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직 구성원은 실무 연구자급 30여명으로, 수십년 경력을 보유한 인텔 출신 전문가 3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 HNA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 차세대 낸드 부문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불황기에도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생성형 AI 열풍과 맞물린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우위를 앞세워 영향력을 발빠르게 키웠습니다. 올해부터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개화에 맞춰 낸드 기술 우위를 선점하며 낸드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입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연합뉴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에 직접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 단말기 자체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을 처리합니다. 업계는 온디바이스 AI 제품에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 가능한 고용량·고성능 낸드가 필수이기 때문에 그동안 부진했던 낸드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낸드 시장 규모가 588억5100만달러(약 76조8400억원)로 1년 전보다 4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낸드 가격도 지난 10월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지난달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4.33달러로, 전월보다 6.02% 올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주요 공급사들이 감산과 공급량 조절을 지속한다면 낸드 가격은 올해 1분기에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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