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반도체 '셈법'…'지정학적' 기회·악재 갈림길
반도체 수출액 1200억달러 달성 목표
지정학적 '리스크'…대만 총통 결과 '실·득'
양안갈등 땐 기회·악재 가능성 '공존'
AI 등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 '관건'
입력 : 2024-01-15 16:51:31 수정 : 2024-01-15 18:05:04
 
[뉴스토마토 김소희·김유진·이민우 기자] 정부가 올해 반도체 수출액 목표를 1200억달러로 공언했지만 지정학적 변화로 인한 반도체 '셈법'이 복잡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친미·독립 성향의 대만 총통 후보가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력을 단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고조될 경우 반사이익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미·중 갈등 심화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올해 반도체 수출 1200억달러 달성', '민간투자 60조원 이상 달성' 계획을 밝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올해 반도체 수출 1200억달러 달성', '민간투자 60조원 이상 달성' 계획을 밝혔다. (표=뉴스토마토)
  
반도체 1200억달러 목표
  
2022년은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고였던 해입니다. 2022년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최대였던 만큼 수출 실적 또한 역대 최대(2022년 수출액 6836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006억달러에 그치면서 전년보다 22%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을 보면 반도체 수요 감소 등의 요인으로 7.5% 감소한 6323억달러에 머물렀습니다. 
 
반도체는 11년 연속 수출 1위 산업으로 손 꼽히는 핵심 품목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국내 수출 중 반도체는 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보인 수출액 중 반도체 반등을 기회로 올해는 '반도체 우상향 모멘텀'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의 경쟁이 '클러스터 간 대항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인프라·투자 환경, 생태계, 초격차 기술, 인재 4대 중점과제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정학적 변수 '불확실성↑'
 
문제는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등 지정학적 변수가 존재합니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지각 변동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라이칭더 당선인이 친미·독립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진 만큼, 양안 갈등이 고조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대만의 주력 먹거리 사업이 반도체인 만큼, 중국이 공급망 갈등을 일으키지 않겠냐는 우려도 팽배합니다. 그럼에도 대만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우리 반도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칩4(미국·한국·일본·대만)'이 탄력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반도체 가격이 일부 회복되고 AI 등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출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난해보다 회복세일 뿐, 역대 최고 실적이던 2022년도 수출액만큼 도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만 선거로 인해 우리나라 반도체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중국이 대만 쪽에서 수입했던 반도체를 우리나라에서 더 수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으며,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이 공급망 갈등을 유발한다면 우리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15일 정부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올해 반도체 수출 1200억달러 달성', '민간투자 60조원 이상 달성'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AI 반도체 모습. (사진=뉴시스)
 
'자국주의' 기조…'초격차' 돌파구
 
연원호 대외경제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대만 총통 선거는 끝났지만, 5월 취임까지 기간이 남아 있다. 그 기간동안 중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는지, 아니면 라이칭더가 취임한 후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등에 대한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체 반도체 생산과 공급"이라며 "중국은 대만의 반도체 기술이전까지 접근해 있는 상황이다. 스스로 생산과 공급을 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공급망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까지 각국이 반도체 생산을 자국에서 하려는 기조를 보인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나라는 AI, 나노 등 최고의 하이테크 반도체와 기술력을 개발하고 선보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도 AI 시대를 주도할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판교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활용하는 등 2030년까지 저전력, 고성능의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 및 실증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수원은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이며 화합물 반도체는 메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전, 광주, 부산, 포항 등 전력·통신·광 반도체 지역별 집적단지와 유기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합니다.
 
평택에는 총 5000억원을 투자해 카이스트 평택 캠퍼스를 2029년까지 설립합니다. 
 
세종=김소희·김유진·이민우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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