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카카오에 찾아올 진정한 봄을 기대하며
입력 : 2024-02-16 06:00:00 수정 : 2024-02-16 06:00:00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카카오가 지난해 사상 첫 매출 8조원 돌파라는 괄목할 만한 외형 성장을 일궈냈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현실화한 사법 리스크를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기할 점은 분기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 분기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을 이어왔는데요. 특히 지난해 4분기는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수익성 개선이 분명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카카오가 주력해야 할 과제는 명확합니다. 곤두박질친 사회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다시금 혁신을 기치로 한 국민 기업으로의 도약이 바로 그것입니다.
 
김 창업자도 지난해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라는 뼈저린 반성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를 통해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상생의 의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 남습니다. CA협의체나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구성해서 내부 통제와 검증 절차는 강화하고 있지만, 사회와의 상생 의지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카카오가 지난해 11월 단행한 CP사(콘텐츠제휴사)를 제외한 언론사의 뉴스 검색 노출 제한 정책은 사회적 신뢰 부합에 역행하는 사례로 꼽힙니다. 포털 종속적인 국내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이 같은 언로제한은 지역지, 전문지 등 중소 인터넷 언론사의 고사(枯死)로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카카오는 ESG보고서를 통해서 파트너와 카카오의 성장은 함께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파트너들이 카카오와 상생하여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100여개 CP 매체사의 검색만 허용하고 1000여개 제휴사의 노출을 제한하는 이 같은 정책이 상생선순환에 부합하는 지는 의문 부호만 붙습니다.
 
오히려 카카오 측은 최근 인터넷신문협회와 진행 중인 가처분 심문에서 검색 제휴사와 계약을 맺은 적이 없고 사기업인 포털의 영업 자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카카오의 견리망의(見利忘義·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화합니다.
 
지난 2022년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사면초가, 악화일로를 겪던 카카오는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으로의 따뜻한 봄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최혜령 재무그룹장(CFO)올해는 수익 개선 원년이라는 포부도 드러냅니다.
 
하지만 앞선 많은 사례는 말합니다. 상생을 도외시한 성장은 결국 국민의 외면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상생과 성장, 모두를 꿰찰 진정한 봄을 위해 이제 카카오가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답할 차례입니다.
 
배덕훈 IT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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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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