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 절벽 장기화…공인중개사 '비명'
주택시장 불황, 공인중개사 운영난 심화
1월 신규개업보다 휴·폐업 많아…2015년 이후 처음
공인중개사협회, 중개사 역량 강화 '안간힘'
입력 : 2024-02-22 16:31:31 수정 : 2024-02-22 16:39:59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장기화하는 고금리와 이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로 공인중개사들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조사한 연도별 개업공인중개사 개폐휴업건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에서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총 1117건이었습니다.
 
반면 폐업 1177건, 휴업 127건 등 지난달 폐업과 휴업을 합친 건수가 1304건으로 신규 개업보다 많았습니다. 이처럼 공인중개사 휴·폐업이 신규개업보다 많은 것은 협회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입니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서울 성동구의 G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부동산 호황기 때는 영업이 잘 되는 중개사무소가 10개 중에 한 네다섯 군데 정도, 적어도 50% 정도는 됐다"며 “좋은 입지의 부동산 매물을 중개하고 중개사 자체 개인역량이 훌륭했다면 상당히 좋은 실적을 올리는 일도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심리가 위축되면서 그 비율이 20~30%로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주변에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한 중개사무소가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공인중개사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얼어붙은 주택 매매 시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건수는 10만6000여건에 달했지만 2021년 12월엔 3만400여건, 2022년 12월엔 1만8000여건 등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주택거래량도 51만7000여건으로 2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택뿐 아니라 상업업무용 건물 등을 포함한 연간 전국 건축물 거래량은 지난 2021년 211만4309건을 고점으로 지난해에는 115만4549건까지 감소했습니다. 
 
공인중개사들의 운영난이 가중되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공인중개사들의 자체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여 자구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 민간자격사 인증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공인중개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며 “올해 12월에는 부동산 가격지수 시스템 개발 등 공공데이터 구축 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인중개사들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실무·직무 교육을 받는 모습. (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개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주요 요소"라며 "전세사기 등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문제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중개사들의 전문성 유무는 국민 신뢰 회복은 물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게임 체인저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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