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광주중앙공원' 개발…사업권 갈등 격화
입력 : 2024-03-07 06:00:00 수정 : 2024-03-07 06:00:00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광주광역시 최대 민간공원 조성사업인 '광주중앙공원1지구' 시공권을 놓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해당 사업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한양은 광주시와 사업자, 광주시민이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반면 현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주주 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서는 안 된다며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할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롯데건설, "이르면 다음 달 분양 차질없이"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르면 다음 달 '광주중앙공원 1지구 롯데캐슬 시그니처' 분양 일정에 돌입합니다.
 
광주중앙공원 1지구 전체 조감도. (사진=광주광역시)
 
광주중앙공원 1지구 사업은 사업부지 243만5027㎡, 총 사업비 2조1000억원대의 광주 최대 민간공원 조성사업입니다. 해당 사업은 민간사업자는 부지 일부에 공동주택을 만들어 수익을 올리는 대신 나머지 부지에는 공원을 조성해 광주 시민들에게 기부채납하는 형태입니다. 공동주택으로 분양하는 총 가구수는 2772가구 대단지입니다.
 
현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상반기 내로 본격적인 분양일정을 추진할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추진을 위한 1조원 가량의 재정조달을 완료했고 이에 사업 지연 없이 늦어도 상반기 내로 분양일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후분양→선분양 과정서 갈등
 
쟁점이 되는 부분은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전환하면서 선분양 조건으로 제시된 분양가입니다. 롯데건설은 한양이 기존에도 실제 시공사가 아닌 우선협상대상자였을뿐, 시공사가 아닌 대주주로서 분양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사업지연의 의도가 다분하다고 주장합니다. 
 
한양 측은 제시된 분양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선분양 전환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사업주체, 광주 시민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관련 공개토론회 등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한양은 해당 사업지에서 컨소시엄 주간사 자격으로 시공권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한양을 포함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 파크엠 등 주주사는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을 설립했습니다. 주주사별 지분은 한양이 30%, 우빈산업 25%, 케이앤지스틸 24%, 파크엠 21% 순이었습니다. 
 
다만 중앙공원1지구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분양방식을 놓고 한양과 한양을 제외한 주주사 간의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한양은 다소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1600만원대의 선분양을 할 것을 제시했고, 나머지 주주사들은 후분양으로 사업을 전환해 1900만원대로 진행하자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빈산업 등 주주사들은 2022년 4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한양은 “컨소시엄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했다”며 독점 시공권을 주장하며 반발했습니다. 주주사들은 소송으로 맞섰는데 법원은 2023년 12월 한양에 시공권한이 주어진다는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이후 한양은 최초 공모 형태로 사업을 진행했던 광주광역시가 한양을 시공사로 인정했었는데, 롯데건설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며 광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한양, 광주시 용역 분양가 반박…1990만원 공급 가능 주장
 
지난 4일에는 한양이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3.3㎡ 당 1990만원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양 측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왼쪽부터) 박성빈 한양 박성빈 전무와 이재균 한양 법무팀 이재균 상무가 4일 열린 ‘광주 중앙공원 1지구 사회적 합의를 위한 대표주간사 한양의 분양가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양)
 
한양은 중앙공원1지구 선분양 전환을 위한 분양가 타당성 검토에서 2772세대를 기준으로 3.3㎡당 2425만원이라는 분양가가 도출된 것은 특정 사업자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한 ‘광주시 속임수 행정의 결정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금액은 광주광역시가 전남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중앙공원1지구 선분양 전환을 위한 분양가 타당성 검토를 통해 도출된 것입니다.
 
롯데건설 측은 한양이 제시한 분양가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양 측이 용역의뢰 후 제시된 금액에 대해 과다계상이라고 주장하는데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당초 분양가가 3.3㎡당 2563만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 광주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승인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양 측은 분양가 1990만원을 제시한 근거로 "사업비 약 4633억원 정도가 과다 계상된 걸로 판단했다"며 "과다 계상된 4633억원을 보면 토지비가 약 82억원, 건축비가 약 1800억원, 분양성 개선으로 인한 금융비 및 판매관리비 절감액이 약 한 1820억원 정도 된다. 결정적으로 당사가 사업 시행 이익을 약 663억원 정도 축소해서 사업비를 4600억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달 27일 중앙공원1지구 선분양 전환과 관련해 "새로운 사업 협약이 맺어지는 과정에 신속·투명한 공개원칙에 따라 협약을 맺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빛고을중앙공원개발 SPC가 선정한 시공사는 롯데건설"이라며 "주주 간의 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게 롯데건설의 입장이다.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서 분양토록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양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분양가가 산정이 돼 광주시민들한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대표 주간사로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파트를 공급하고 공원 사업 본래의 목적대로 명품 공원을 조성해서 광주시민들에게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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