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에 승리' 이세돌 "AI,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선 안돼"
구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8주년 맞아 이세돌과 인터뷰
"AI,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 가져야"
입력 : 2024-03-19 15:33:06 수정 : 2024-03-19 15:33:0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AI를 벌써부터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인간이 두려움을 느끼든 느끼지 않든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역사적 대국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8주년을 맞아 구글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습니다.
 
한국의 천재 기사로 이름을 올렸던 이 9단은 2016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치열한 대국을 펼쳤습니다. 인간 대 인공지능의 두뇌 대결에서 이세돌의 승리를 예견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결과는 4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는데요. 하지만 이후 학습을 거듭한 알파고는 다른 바둑 기사들과의 대결에서 패하지 않았고 결국 이 9단은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간 기사로 남았습니다.
 
이세돌 9단 (사진=구글 인터뷰 영상)
 
9단은 인터뷰에서 그때 제가 당연히 이길 거라고 봤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어 대국을 좀 쉽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라며 막상 승부 호흡도 없고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수를 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벽에다가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었을 정도로 너무 잘 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AI가 바둑을 배우는 방식에 가져다준 변화에 대해서는 바둑은 두명이 함께 수를 고민하고 두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예술로 배웠는데 AI가 나온 이후로는 마치 답안지를 보고 정답을 맞추는 것 같아서 오히려 예술성이 퇴색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알파고 출시 전후로 기보가 달라졌다라며 과거의 기보는 이제 바둑의 역사를 학습하는 용도 외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9단은 AI 발전이 윤리적인 시각을 반영해 기술 개발의 속도를 조절해 공공선을 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는데요. 그는 제대로 준비해서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인간에게 유익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AI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기술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충분히 준비만 한다면 기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장단점은 있겠지만 균형을 잘 맞춰나가면서 우리가 몰랐던 단점이 생기면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같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우리 나라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면 못 따라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라며 당장 AI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공포는 조금 과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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