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올리기 어렵네"…주류업계, 맥주 키우기 '열중'
맥주 시장 강자 오비맥주, 한맥 생맥주 출시
테라·켈리로 1위 노리는 하이트진로
쉽지 않은 서브 브랜드 돌풍
입력 : 2024-03-26 16:38:05 수정 : 2024-03-26 17:18:55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주류사들이 맥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새로운 맥주 브랜드 키우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오비맥주는 부동의 1위 '카스' 외 '한맥'으로 선두 굳히기에 나섰으며,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로 올여름 승부를 볼 작정입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안착에 이어 '켈리'를 내놓으며 1위 탈환을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주류 문화 변화와 하이볼 등 맥주 대체재 등장으로 맥주 소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기존 맥주와의 차별화, 마케팅 강화만으로 충성 고객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소매점 총매출 3조9297억원 중 오비맥주의 카스가 1조5172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점유율 38.6%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하이트진로의 테라(4697억원·12%)와 필라이트(2399억원·6.1%)가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20년부터 지난 4년 동안 맥주 점유율 상위권은 변함이 없습니다.
 
최근 주류사들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 맥주 브랜드를 앞다퉈 내놓는 추세입니다.
 
맥주 시장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2021년 한맥을 출시한 바 있죠. 지난해 3월 한맥 리뉴얼에도 이렇다 할 확장세를 보이지 못했는데요.
 
이달 신제품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生)' 생맥주를 내놓으며 한맥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생크림같이 부드러운 거품을 구현해 부드러운 목넘김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식당, 술집 등 유흥시장에 주로 유통되는 병맥주 영업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생맥주로 돌려 틈새시장을 노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왼쪽부터)오비맥주의 한맥, 하이트진로의 켈리, 롯데칠성음료의 크러시. (사진=각 사)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크러시를 선보였습니다. 4세대 맥주를 표방하며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기존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가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크러시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맥주 시장 성수기인 여름 집중 마케팅으로 크러시 인지도 쌓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비교적 순항 중입니다. 테라는 출시 초기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45억4000만병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선보인 켈리도 유통망을 구축하며 아사히에 이어 매출 5위를 기록했습니다. 2014년에 출시한 클라우드를 따라잡았죠.
 
테라와 켈리의 약진에도 하이트진로의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오비맥주의 점유율을 추월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제조사별 점유율을 보면, 오비맥주 46.8%, 하이트진로 28.5%로 격차가 상당합니다.
 
새로운 맥주를 시장에 내놓기까지 소비자의 입맛과 가격, 유통망 특성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데요. 마케팅에 비용을 쏟아도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기존 맥주와 다르면서도 익숙한 맛을 내야 하는데, 고객들의 입맛을 충족하긴 매우 어렵다"면서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입맛 변화가 크지 않고, 주류 트렌드가 변해도 원상복귀되는 흐름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구 변화로 주류 소비 계층은 점차 줄고, 주류 다양화와 유흥시장 매출 감소로 맥주 소비량이 축소함에 따라 서브 브랜드가 반향을 일으키긴 더욱 힘들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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