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수 험지' 부평을…3자 구도에도 민주 우세
부평을 민심 살펴보니…"민주당 찍어야 '정권심판'" "인물은 홍영표"
입력 : 2024-04-05 15:24:41 수정 : 2024-04-05 18:21:41
인천 부평구 롯데마트 부평점에 인근에 위치한 부평을 지역구 후보 선거 벽보의 모습이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009년 재·보궐선거부터 민주당이 내리 승리한 '진보진영의 텃밭'이자, '보수진영의 험지'인 인천 부평을은 4·10 총선에서 3자 구도 경쟁이 펼쳐지는 중입니다. 민주당에선 '외교통'이자 '정치 신인'인 박선원 후보가, 국민의힘에선 '부평 50년 토박이'인 이현웅 후보가, 새로운미래에선 '이 지역 현역 의원'이자 '4선 중진'인 홍영표 후보가 맞붙습니다. 다만 3자 구도임에도 거센 정권심판 민심의 여파로 여전히 민주당 후보의 지지세가 앞서는 분위기입니다.
 
부평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꼽힙니다. 16대(2000년)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현 민주당)의 최용규 의원이 당선된 뒤 6번의 선거에서 18대(2008년) 총선을 제외하고 민주당 계열 후보가 모두 승리했습니다.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 구본철 의원이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됐고 2009년 재선거를 통해 홍영표 후보가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습니다. 홍 후보는 이 지역에서만 4선을 했습니다.
 
"현 정권 서민 졸로 안다"…거센 정권심판 민심
 
이번 총선에서도 3자 구도임에도 불구하고 박선원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후보 개인에 대한 선호보다도 민주당을 지지해 확실하게 윤석열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목소리가 강했습니다. 홍영표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했지만,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4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근처 청천동에서 만난 50대 남성 박모씨는 "지금 정부가 너무 독재를 하니, 거기에 대한 저항 정신이 필요하다"며 "지역구 의원인 홍영표도 괜찮지만, 지금은 정권심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역 후보들의 주요 유세 현장으로 꼽히는 영아다방사거리에서 만난 50대 남성 김모씨도 "나라가 지금 망하게 생겼다, 홍영표 후보도 괜찮지만 박선원 후보 소속 정당이 더 크지 않나.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더 크게 정권심판 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홍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영아다방사거리에서 만난 60대 남성 김모씨는 "홍영표는 당을 배신하고 갔다"며 "지역에서 4선까지 하고 탈당까진 너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곡역 근처에서 40대 여성 구모씨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비례 대표는 조국혁신당 지지한다"며 "이렇게 뽑는데 이유가 따로 있겠나. 정권심판 때문이지. 이분들 안 뽑으면 우리나라 망하게 생겼다"고 지적했습니다.
 
홍 후보를 지지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롯데마트 부평점 근처에서 만난 주민들은 지역구는 홍 후보를, 비례대표는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60대 여성 채모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지만 홍 후보가 지역을 위해 일도 많이 했고 괜찮다"며 "탈당을 했지만 지지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 정권이 서민을 졸로 안다"며 홍 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정권심판을 위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70대 남성 전모씨는 "대통령을 견제하려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하지만 지역구는 홍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홍영표도 민주당 사람이니까 당선되면 민주당에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롯데마트 부평점 사거리에서 부평을 지역구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명·조국 싫다"…윤 대통령 지지 목소리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권을 심판하기 위해 국민의힘의 이현웅 후보를 지지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영아다방사거리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이재명, 조국 그런 사람들이 왜 정치를 하느냐"며 "다 자기들 살자고 하는 것이지, 국민을 위한 것이란 게 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으면 끝까지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게끔 밀어줘야 한다"며 "야당에서 툭하면 탄핵 이야기하는데, 왜 탄핵해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 지지세가 다른 후보와 비교해 우위를 보였습니다. 지난 5일 발표된 <중앙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4월2~3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무선전화면접) 에 따르면 박선원 43% 대 이현웅 27% 대 홍영표 12%였습니다.
 
이어 4일 공개된 <텔레그래프코리아·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4월2~3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무선 90%·유선 10% ARS 방식)에선 박선원 44.5% 대 이현웅 35.7% 대 홍영표 11.1%였습니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박 후보가 앞섰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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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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